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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논문수 세계 3위...中 뜨고 日 지고
IT 논문수 세계 3위...中 뜨고 日 지고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09.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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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 세계 과학논문순위 발표

2004년 SCI급 학술지에 실린 한국의 과학논문(이하 SCI급 논문)의 수가 19,279편으로 SCI급 논문 전체에서 1.96%를 점유해 점유율 14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부는 지난 6일 2004년 NSI(National Science Indicator) DB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연속 3년간 점유율 14위를 고수했다고 발표했다. SCI급 논문의 세계점유율은 2003년의 1.85%에 비해 0.11%p 증가한 수치이고 1995년 0.68%(23위)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10년간 연도별 우리나라 발표 논문수 및 세계 순위 ©과학기술부

논문 비율에서 1위(미국)의 변동은 없었지만, 2위는 영국(2003년 3위), 3위는 일본(2003년 2위)으로 바뀌었고, 호주가 11위에서 10위, 터키가 22위에서 20위, 싱가포르가 30위에서 29위로 한두계단씩 오른 데 비해, 러시아(11위), 벨기에(21위), 이스라엘(22위), 체코(30위)는 각각 1계단씩 순위가 내려갔다. 나머지는 제자리를 지켰다.

또 한국은 2만편 가까운 SCI급 논문 중에 인용지수 20 이상 저널에 실린 논문은 36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용지수 30 이상 저널에 게재한 논문은 19편이고, 20 이상 30 미만은 17편이다. 이 수치는 공저자 중에 한국 연구자가 포함돼 있을 경우이고, 그렇지 않고 주저자가 한국 연구자이면서 인용지수 20 이상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총 13편으로 폭삭 낮아진다. 30 이상은 6편으로 다섯손가락을 겨우 넘겼다.  

논문 1편당 평균 피인용 횟수는 2.80회로 세계 29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3년 2.63회(30위), 2002년 2.39회(33위)에 비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2004년 피인용 횟수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기록의 평균을 의미하고, 2003년은 1999-2003의 5년간 평균이다.

또한 한국의 2000년부터 2004년까지 SCI급 총 논문수는 81,288편인데, 이 가운데 1회 이상 피인용된 논문 수는 44,008편으로 총 논문 대비 54.14%의 비율로 세계 평균인 60.01%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한번 이상 인용된 논문의 세계 평균이 53%에서 60%로 7% 상승한 것에 비해, 한국은 40%에서 54%로, 2배의 상승율을 보였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2004년 논문수 기준으로 세계상위 10위권에 드는 세부분야는 21개, 20위권은 58개 분야다. 참고로 NSI DB에서는 과학기술부분을 대분야 5개, 중분야 18개, 세부분야 80개로 분류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세부 분야 중 26% 정도가 세계 10위권이고, 71% 정도가 세계 20위권이니 세부분야로 순위를 매겨보면 한국은 세계 17~8위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로 추정된다.

10위권에 드는 21개 분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논문량로 봤을 때는 응용물리학·고체물리·재료과학 분야가 3,132편으로 가장 많다. 2위인 전기전자공학 분야가 1,684편이니 두배나 많은 셈이다. 3위는 재료과학·공학 분야로 1,571편이다. 상위 3개 분야가 우리나라 전체 논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다.

논문수 점유율에서는 375편인 정보기술·통신시스템 분야가 세계(4,624편) 3위를 기록했다. 전기전자공학 분야가 5위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분야는 2개였다. 나머지는 기계공학(6)/재료과학·공학(6), 야금학(7)/공업경영·공학일반(7)/항공우주공학(7)/식품과학·영양학(7), 원자력공학(8)/응용물리학·고체물리·재료과학(8)/약리학·독물학(8)/의학일반·내과학(8), 화학(9)/생물공학·응용미생물학(9)/생화학·생물물리학(9)/방사선학·핵의학·화상진찰(9),컴퓨터과학·공학(10)/환경공학·에너지(10)/물리학(10)/농화학(10)이다.

58개 분야를 5개 대분류에 따라 나누면 '의학' 분야가 18개로 가장 많고, '공학 및 컴퓨터' 분야가 14개, '물리 화학 지구과학' 분야가 13개로 해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명과학은 8개, '농업 생물 환경과학'의 5개 분야였다.

하지만 '의학' 분야는 18개 중 15개 분야가 14~20위에 머문 데 비해, '공학 및 컴퓨터' 분야는 14개 중 11개 분야가 10위 안에 들었으며, 13위 밑으로 떨어진 곳이 없어 한국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하위에서는 분광학, 무기화학, 지구과학이 19위로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과학' 8개 분야 중 가장 앞선 데는 약리학&독물학 분야로 8위였고, 가장 약한 곳은 분자생물학&유전학 분야로 19위였다.

그렇다면 피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분야는 어디일까. 역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물리학 분야로 총 904회 인용됐다. 그 다음은 식품과학&영양학 분야로 총 254회, 재료과학&공학이 총 247회로 뒤를 이었다.

이들을 포함해서 논문 한편당 피인용 횟수가 세계 평균 이상인 분야는 총 10분야로 드러났다. 위의 3분야와 함께 야금학, 약리학&독물학, 화학공학, 의학일반, 수의학, 원자력공학, 농화학이었다. 논문 한편당 피인용횟수가 가장 높은 분야는 의학일반연구 분야였는데 한편당 0.97번이었다. 의학일반연구의 논문한편당 피인용횟수 세계평균은 0.78번이니 이 분야는 상호인용이 활발한 분야임을 알 수 있다. 세계평균을 가장 크게 앞지른 분야는 야금학과 식품과학&영양학으로 2배 가까이 높다. 야금학 분야, 화학공학, 원자력공학 분야는 논문한편당 피인용횟수 세계평균이 0.12~0.14로 나타나 상호인용지수가 상당히 낮았다.

과기부의 이번 조사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30위권 국가들의 논문수 현황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성장율을 보이는 터키는 1999~2003년간 34,163편에서 2000~2004년간 40,574편으로 18.77%의 무서운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은 15%로 2위, 한국이 10.85%로 3위를 차지했고,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이는 국가는 러시아인데 -2.06%다. 

그러나 전년대비 논문증가율을 보면 한국의 순위는 뚝 떨어진다.  중국은 12.90%의 증가율을 보여 2위이고 1위는 12.99%인 터키다. 한국의 전년대비 논문 증가율은 2.62%로 터키, 중국,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에 이어  6위이지만 경쟁국들과 큰 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대만, 터키는 SCI 논문수에서 세계 17, 18, 20위로 증가율 추세로 보아 한국을 곧 따라잡을 기세인데 비해, 한국이 향후 5년간 앞설 수 있는 나라는 인도와 네널란드 정도인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의 증가율은 정말 눈부셔서 세계순위 29위인 싱가포르의 한해 생산량보다 많은 5천여편이 지난해와 대비해서 늘어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중진국들의 약진에 비해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은 -9.24%의 감소율을 보여 감소율 1위였다. 선진국들의 감소세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과학약소국의 성장에 학술지의 자리를 내주다보니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논문 한편당 피인용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올해도 역시 미국이 아닌 스위스였다. 지난 5년간 계속 1위인 스위스는 논문수가 7만여편으로 한국보다 적지만, 피인용횟수는 무려 50만번에 달해 한국의 2배를 넘는다. 평균을 내면 논문 한편당 6.89번 인용된 것이다. 미국은 2위로 6.17이며  5번을 넘는 국가는 모두 10개국이었다. 미국은 총피인용횟수에서 8백만번을 넘겨, 총피인용횟수 2백만번에 조금 못미치는 영국을 4배 이상 앞질러 과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되새기게 해줬다.

이번 발표자료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세부분야별 국가간 비교에 대한 분석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비록 SCI 논문수로 국가간 과학경쟁력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비교하려면 세부분야별로 국가간 비교를 해야지 그나마 정확할 터인데, 시간적 추이에 따른 분석은 다양한데 비해, 공시적인 측면에서의 분석은 세분화되지 못해 그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으며, 한국이 어떤 나라에 비해 어떤 부분이 얼마나 부족한 것인지, 뛰어난 것인지를 짐작할 수가 없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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