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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 성은 공정한가
복숭아꽃: 성은 공정한가
  • 이지원
  • 승인 2021.11.11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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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336쪽

우리는 성(性)의 불평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무릉도원으로 갈 수 있는가

『복숭아꽃』는 차별과 공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동서고금의 불공정한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성은 공정한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성이 공정해야 세상도 아름답다’는 저자의 철학이 들어있다. 제목 『복숭아꽃』은 ‘복숭아꽃’이 갖는 이중적 의미에서 착안하였는데, 도색(桃色)잡지라는 낱말에서처럼 성적 은유로 사용됨과 동시에 무릉도원과 같은 별천지나 낙원을 상징한다. 아름답지 못한 성, 불공정한 성이 아닌 아름답고 공정한 성을 통하여 이상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영준’이라는 주인공과 그의 멘토인 ‘T 박사’의 대화로 논의가 진행되면서 학문적으로 설명을 더하는 이른바 팩션(픽션+팩트) 형식을 띠고 있다. 제1장에서는 각 계절에서 어떤 종류들의 성과 사랑이 있는지, 또 계절마다 마주할 수 있는 꽃과 식물에는 어떠한 성과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알아본다. 제2장에서부터는 동서고금의 성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다. 평생 132명의 여성을 농락한 카사노바, 70여 명의 여성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졌던 박인수, 주지육림 속에서 익사한 걸주왕, 유혹된 뭇 남성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 동서양의 팜므 파탈들과 나라를 기울게 한 중국 4대 미인의 이야기 등을 살펴본다. 또한 『금병매』와 『춘향전』, 『변강쇠』, 『호질』 등 문학작품에 담긴 에로스와 그것이 담고 있는 시대적 메시지를 파헤치고, 권력자들의 성 추문, 미투 운동을 소개한 다음 모두가 지향해야 할 이상 세계를 제시해 나간다.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주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性)이며, 기실 성 문제는 오늘날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수많은 인물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성은 약자와 여성들을 옥죄는 기제로 작동하면서 불공정성 문제로 번져나가고 있고, 이로 인해 온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처럼 공정성이 시대적 화두가 되어 있는 지금, 『복숭아꽃』은 성 영역에서만이라도 그 본질이 구현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여러 성 문제와 불공정에 대해 고민해 보고, 시야를 넓힐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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