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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변했다”…신에서 인간 중심으로
“사랑이 변했다”…신에서 인간 중심으로
  • 김재호
  • 승인 2021.11.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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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읽기』 | 박철 지음 | 세창미디어 | 220쪽

귀족·성직자 아닌 거지와 창녀를 다룬 인본주의
자유와 정의를 표방하고 유토피아적 세상을 그려

‘돈키호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문학사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돈키호테는 여러 번역본, 영화, 만화, 뮤지컬 등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향유되고 있다. 하지만 소설 『돈키호테』는 번역본 중 하나만 살펴봐도 1천696쪽(시공사)에 달할 정도로 양이 방대하다. 섣불리 읽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돈키호테 전문가인 한국외대 명예교수이자 한국세르반테스연구소 이사장인 박철 저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돈키호테 해설서를 집필했다.  

국내에 『돈키호테』에 소개된 건 106년 전인 1915년도다. 이 소설은 전 세계 180여 개 언어로 번역됐다. 『돈키호테』 1편(52장)은 1605년도 나왔다. 2편(74장)은 10년 후에 완성된다. 등장 인물만해도 659명이나 된다.

『돈키호테』를 이해하기 위해선 당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종교재판소가 스페인 왕국 전 국토에 설치될 만큼 이단자에 대한 용서는 없었다. 다만 광인에 대해서만은 그 어떤 문제를 삼지 않았다. 박 저자는 “기사소설이라는 형식 속에 돈키호테의 광기를 문학적 수단으로 이용하여 귀족들의 세습 제도를 비판하고, 남녀평등을 외치고, 인간의 자유와 명예를 수호하고, 땀이 혈통을 만들 수 있는 유토피아적 세상을 그렸다”라고 밝혔다. 특히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종교재판소의 고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소설을 메타픽션적 기법을 활용했다.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이런 글쓰기로 『돈키호테』는 더욱 읽기가 어려울 수 있다. 

1848년에 그린 『돈키호테』의 한 장면. 돈키호테는 이상주의자로 묘사된다. 사진=위키백과

“돈키호테는 자유와 정의를 지키는 진정한 기사의 표상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속에선 ‘자유’ 혹은 ‘자유로운’이라는 어휘가 총 137회 등장한다. 박 저자에 따르면, ‘정의’는 총 49회 나온다.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이다. 그 이유는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의 사망일이 이날로 같기 때문이다. 위대한 두 명의 문호는 운명적으로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끼친 문학적 영향력은 여전하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작가 세르반테스가 신에 대한 사랑을 인간 중심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하녀, 고아, 거지, 창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인본주의가 비로소 시작된 셈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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