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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도 집을 소유하고 싶다
1인 가구도 집을 소유하고 싶다
  • 류인경
  • 승인 2021.11.08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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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주거복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택정책

 

류인경 전 서울여대 외래교수

2020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2%인 것으로 나타나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 3명중 한 명은 1인 가구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게 된 데에는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 몇 년간 1인 가구 소논문을 쓰기 위해 인터뷰와 통계 자료를 수집해 본 결과에 의하면, 가족해체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중년가장의 실직과 그로 인한 경제력 상실 그리고 가정불화는 별거와 이혼, 졸혼으로 이어지게 된다. 

IMF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가족해체는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가족해체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1인 가구는 늘어나게 됐다. 물론 세계화, 초거대 자본시장, 도시노동자의 경제인구 도시집중화 같은 거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가족해체의 문제를 놓고 이야기 하려고 한다. 

가족해체가 된 가정은 대부분 초기에는 남성 1인 가구와 여성 한부모가구가 되는데, 이들 가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의 재혼과 동거가 시작되면, 많은 수의 가정들이 새로운 부모와 자녀들을 맞이하게 되고 혼합가정이 된다. 새로운 부부가 되어 희망찬 새 출발을 하게 될 것 같지만, 재혼가정의 이혼율은 초혼가정의 이혼율보다 더 높다. 대부분 성격차이를 표면적으로 내세우지만 새로 맞이한 자녀들과의 교육과 양육방식에서의 마찰이 이면에 존재한다. 

계속된 가정불화 속에서 성장한 지금의 청년세대는 심리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연애는 원하지만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 결혼지위에 대한 입장을 보인다. 부모세대가 겪었던 불행을 답습하고 싶지 않은데 그 원인이 있다. 청년들이 1인 가구가 되는 시점은 성인이 되어 대학가 원룸으로 가는 20세, 그리고 취준생이나 직장인이 되어 학원가와 일터 근처로 이주하게 되는 20대 중반이다.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혼자서 멋있게 잘 살아가는 것으로 보이는 매체에서의 동경으로 미화되지만, 대개의 경우 새 가정의 부부생활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청년들의 부모에 대한 충성심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청년들이 그저 철없이 보이지만 그들 행동의 이면을 봐야 한다. 부모가 희생해서 양육하고 교육시키며 고생했던 과거의 흔적들이 청년세대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이제 되돌아봐야 할 때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결국 그 결과는 기성세대에게 돌아가게 된다. 중장년도 언젠가는 노인이 되고 청년들에게 의지해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지금 1인 가구이니 계속 1인 가구로 살아야한다면, 심화된 불평등으로 불만은 사회문제로 폭발하듯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이미 이대남과 이대녀, 2030과 4050의 갈등이 표면화 되어 나타나지 않았나. 기성세대도 한때는 청년이었다. 가난하게 데이트하고 눈물을 삼키며 이별했던 젊은 시절을 잊은 것일까. 

청년들이 예쁘고 마음씨 착한 이성과 만나 연애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내 집을 소유할 수 있게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 집을 소유할 수 없으니 차라도 소유하고픈 그들이 카푸어로 전락하고, 고시원과 원룸으로 떠돌지 않을 주택정책이 필요하다. 

도심의 임대주택, 변두리의 임대주택 모두 개인의 사회적 낙인을 가져온다. 아이들이 자라서 이백충, 삼백충, 임대충 소리를 듣게 하고픈 부모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청년들이 중산층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최저시급이 아닌 중간소득을 받을 수 있는 전문직으로 성장하게 해주고, 주택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길만이 살길이다.

류인경 전 서울여대 외래교수 
서울여대 바롬인성교육원과 기초교육원에서 강사를 지냈다. 이화여대에서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치유와돌봄(care&cure)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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