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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하늘을 날다...누리호 발사의 의미와 과제
누리호, 하늘을 날다...누리호 발사의 의미와 과제
  • 채연석
  • 승인 2021.11.0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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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의 의미와 과제 (상)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기고

지난달 21일 오후 5시 누리호는 나로 우주센터 제 2발사대를 이륙했다. 이륙 이후 55초만에 음속을 돌파했고 127초에 1단 로켓이 분리되었다. 4개의 엔진을 달고 비행한 첫 비행이었는데도 잘 비행을 하면서 어려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2단 로켓은 발사 233초에 페어링을 분리하고  274초에 2단 로켓이 분리 되었다. 3초 후 3단 로켓에 점화가 되어 예정된 시간 보다 94초 모자란 427초 동안 작동을 하며 700킬로미터까지 상승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5시 15분 3단에서 위성모사체가 분리되었다. 속도는 초속 6.4킬로미터로 설계 속도에서 초속 1.1킬로미터 모자라 궤도에 진입은 할 수 없었다. 

누리호 발사 장면. 누리호는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중형우주발사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이날일 보여준 성능은 700킬로미터의 궤도에 약 1천280킬로그램 짜리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 성능의 83% 수준을 보여주었다. 3단 로켓의 연소시간이 계획보다 줄어드는 현상은 외국의 우주발사체 개발에서도 있어온 일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연구원들이 원인을 찾아 개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비행시험에서 거의 완벽하게 기능과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 것은 처음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경우치고는 정말 대단한 성공이라 생각한다. 외국의 기술이전 없이 이 정도로 우수한 수준의 우주발사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은 우리가 처음일 것이며 이는 우리 과학기술자의 높은 연구능력과 수준을 잘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어떻게 시작했나

우주발사체 선진국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개발한 V-2미사일을 개량하였고 일본은 미국에서, 인도와 중국은 러시아에서 기술을 이전 받았다. 우리가 중형우주발사체를 확보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위상이 높아진 우리나라에 걸맞은 건국이후 최고의 과학기술연구의 쾌거이며 경사로 보는 이유이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을 준비하고 수행할 정부출연 연구소로 항공우주연구원이 1989년 10월 10일 대전의 연구단지에서 창립되며 필자는 우주추진기관연구실을 맡았다. 우주추진기관연구실은 로켓과 인공위성에 사용하는 로켓엔진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다. 그해 12월 5일, 이라크가 스커드 미사일을 조합하여 만든 타뮤즈(Tamuz) 우주발사체로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하였는데 실패하였다는 뉴스가 눈에 확 들어 왔다. 당시 북한도 스커드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었고 성능개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인공위성 발사로 촉발된 국산 액체 추진제 과학로켓
고성능 액체 엔진개발로 본격적인 나로호 프로젝트 착수해

북한도 이라크의 영향을 받아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활용하여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 할 것 같았다. 만일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면 우리 정부도 항공우주연구원에게 인공위성 발사할 계획을 준비하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를 대비하여 로켓엔진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로켓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고체 추진제 로켓인데 기술은 국내에서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갖고 있었지만 사정거리 제한(탄두500kg에 사정거리 180km)으로 우주발사체에 사용할 큰 로켓은 개발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둘째는 액체추진제 로켓인데 국제적인 제한은 고체 추진제 로켓보다는 덜할 것 같지만 문제는 기술이 국내에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없는 기술은 과학기술자들이 연구해서 확보하면 되지만 미사일 사거리 통제 문제와 같은 정치적인 문제는 과학기술자들이 해결할 수도 없고 우리나라는 언제 제한이 풀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대형 우주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은 액체 추진제 로켓으로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액체 추진제 로켓의 시작

1990년 초부터 아주 초보적인 소형 액체 추진제 로켓 엔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인공위성의 자세제어에 사용하는 소형 추력기와 추력 180킬로그램힘(kgf)짜리 인공위성 궤도 변환용 액체 추진제 로켓엔진의 연구개발을 하였다. 추진제는 산화제로 질산을 사용하고 연료는 아민을 사용하였다. 산화제와 연료가 합쳐지면 자동으로 점화되는 추진제 종류이다. 몇 년간의 연구와 준비 끝에 1995년 9월 6일 국내 첫 액체 엔진의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정부에 본격적인 액체 추진제 로켓개발 프로젝트를 제출하였다. 4년간 연구비 580억 원의 한국 최초 액체추진제 과학로켓(KSR-3)의 연구개발계획이었다. IMF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내 우주개발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액체 로켓시대를 열었다. 

발사대 이송 완료 후 기립 준비과정 중인 누리호.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북한은 예측대로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로 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하였다. 정부에서는 KSR-3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최종적으로 예산을 825억 원으로 증액시켜주었다. 30명의 연구원으로 시작한 순 국산 액체 추진제 과학로켓(KSR-3)의 연구개발은 2002년 11월 28일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국내 액체 추진제 로켓분야의 연구개발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고 국내에 액체 추진제 로켓 시대를 열었다. 국제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도전적으로 준비한 결과 국내에 액체 추진제 로켓 기술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국내 우주개발의 미래를 예측하고 액체 로켓개발을 결정을 하는 데는 세계 우주개발의 발달사를 다룬 저서 『로켓과 우주여행』의 출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대학생 때 이 책을 저술하면서 세계 우주발사체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로켓기술은 민간용이라도 국제적으로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어서 설계, 제작, 시험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보유할 수 있는 특수한 과학기술분야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개발 비용도 많이 들고 개발 기간도 오래 걸려서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 그리고 국민의 성원 없이는 확보가 불가능한 특수한 분야이다. 

추력 30톤의 고성능 액체 엔진

필자는 액체 추진제 과학로켓(KSR-3)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덕분에 2002년 12월 6대 항공우주연구원장에 취임하게 되었다. 미래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해 2003년 추력 30톤급 액체엔진의 개발에 착수하며 터보펌프팀을 신설하였다. 러시아와 공동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1단 로켓 러시아 개발, 2단 로켓+위성 국내개발)해서 100킬로그램급 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나로호 프로젝트는 2003년부터 준비를 했지만 과연 계획대로 될지 알 수 없어서 대안으로 국산 소형 우주발사체를 설계하면서 액체 엔진의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나로호 프로젝트에는 액체 로켓개발 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장기적으로 국산 우주발사체 개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액체 엔진개발이 필요한 상태였다. 2003년에는 위성 발사를 위한 나로 우주센터 기공식을 개최하였고 2009년 완공하였다. 그리고 2번의 실패 끝에 2013년에는 나로호로 무게 100kg의 첫 위성을 국내 우주센터에서 발사하며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방법을 배우고 국산 유도제어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채연석
항공철도사고조사 위원장(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경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제6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첨단기술의 과학』(공저)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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