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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모 교수, 뇌의 감각신호 취사선택 원리 밝혀
김안모 교수, 뇌의 감각신호 취사선택 원리 밝혀
  • 이지원
  • 승인 2021.10.2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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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자율주행 드론의 실시간 영상처리에도 활용 가능

한양대 김안모 생체공학과 교수가 최근 다국적 연구를 통해 뇌가 불필요한 영상신호를 자동으로 차단하고 필요한 신호만 선택하는 신경원리를 규명했다.

해당 연구는 향후 자율주행 드론 등의 실시간 영상처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는 보이는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는 반면, 우리 시각은 눈에 맺히는 영상을 상황에 따라 재해석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눈을 뜨면 눈동자는 초당 2~3번씩 움직이며, 이는 마치 어두운 밤에 카메라를 좌우로 흔드는 것과 유사하다.

즉 눈동자가 움직일 때마다 우리 눈에는 사물이 흐리게 보이나, 우리 뇌는 이러한 흐린 영상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눈에서 뇌로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뇌가 흔들림 영상을 자동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은 비행하는 초파리의 뇌에서도 우리 뇌의 경우처럼 흔들림 영상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다.

사진=한양대
사진=한양대

초파리는 비행 중 초당 2~3번씩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이때 우리 눈과 마찬가지로 흐린 영상이 초파리 눈에 감지된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흐린 영상이 차단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행하는 초파리를 현미경 아래에 고정하고, 머리카락 굵기의 백분의 일 크기의 전극을 시각 신경세포에 부착해 신호를 측정했다.

그 결과 초파리가 비행 중 급회전을 할 때마다 움직임 신호가 자동적으로 차단되며, 또 이것이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즉 충돌물체나 냄새 등에 의해 스스로 회전하는 경우 흔들림 신호를 차단하지만, 바람에 흔들려서 회전하는 경우 차단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비행 중 초파리가 바람에 밀릴 때마다 비행경로를 원래방향으로 수정해야하기에 신호를 차단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또 김 교수팀은 이런 현상이 AI 로봇에 부착된 카메라의 영상처리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봇의 움직임은 진동을 만들고, 이것이 카메라 영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흔들리는 카메라 영상을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자율주행 드론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교수팀의 연구는 향후 자율 AI 로봇의 센서 신호 처리에 주효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영상 흔들림의 문제는 자율주행 드론과 같은 로봇에도 그대로 해당된다”며 “이번 초파리 연구가 로봇을 위한 새로운 영상처리 알고리즘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셀(Cell) 자매지인 국제저널 『커런트바이올로지』 10월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라커펠라대학의 가비 마이몬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리사 펜크 교수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기초연구실사업과 미래뇌융합기술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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