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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논의중' … 異見 커 합의 어려울 수도
장기간 '논의중' … 異見 커 합의 어려울 수도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5.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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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 '안개속' 대교협 사회학·심리학 분야 평가, 어떻게 되나

사회학·심리학 분야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학문분야 평가가 과연 올해 진행될 수 있을까. 현재 이 답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아무도 없다.

대교협으로서는 올해 학문분야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 학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졌던 5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교수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실상 교수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 대교협 평가 강행은 ‘무리’ = 대교협이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사회학·심리학 분야 평가에 손놓고 있는 것은 사실 대교협 평가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 대교협은 그간 관련학회와 대학의 협조를 받아 평가 편람과 기준을 개발한 후, 평가대학 학과의 교수들로 구성된 서면·현지방문평가단을 통해 동료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학계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돼야만 평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학문분야 평가의 신뢰성과 타당성 등을 해당 분야 교수들의 전문성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학계가 평가 방식에 대해 반발하면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영기 대교협 평가지원부장은 “사실 교수들이 협조해야 평가가 이뤄진다”라면서 “평가를 하기 위한 평가는 대교협의 평가 철학과 맞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진행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참여 없이, 대교협이 평가편람과 기준을 만들어 평가를 강행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전문성의 측면에서 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것. 물론 전례도 없다. 그렇다고 동일 분야 교수들에 의한 학문 분야 평가라는 기존의 큰 틀을 버리고, 다른 방식의 평가를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간 대교협이 진행해왔던 평가인정제에 포함될지의 여부도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 순위공개를 둘러싼 신경전 = 학계가 반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순위 공개로 모아진다. 대교협의 학문분야 평가가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인증제에서 등급화로, 상위그룹에 대한 서열화로 성격이 바뀜에 따라, 더더욱 교수들이 결과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것이다. 순위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만큼 평가기준과 평가방식 개선에 대한 요구가 뒤따랐다. 순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별 부담없이 받았다면, 이제는 신뢰할만한 평가 기준이 제시될 경우에만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을 지니게 된 것이다.

김청택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대학을 유형별로, 규모별로, 특성에 맞게 평가를 진행할 경우 대학마다 영역별 가중치를 달리 둬야 하는데, 그럴 경우 대학을 일렬로 세워 순위를 매기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라면서 대교협의 순위 공개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우수 대학이라 할지라도 1등에서 10등까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상식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자칫 잘못된 잣대를 들이댈 경우, 학계에서는 그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순위가 나타난다는 지적도 함께 했다.

순위공개 부분에 있어서는 대교협에서도 할 말이 많았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순위발표를 하겠다고 처음부터 예고했기 때문에 변할 수 없다”라고 얘기했다.

그간 국회와 교육부 등에서 등급 발표가 수요자들에게 대학평가와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그 부분을 감안해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은 대학들을 중심으로 순위를 발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학계와 심리학계 모두 ‘서열화 조장’ 등에 대해 촉수를 곤두세운 것을 염두에 둔다면, 대교협이 이 부분을 고수할 경우, 학계와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심리학계의 경우, 학교로부터 별도의 지원이 없는 데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실험시설 등이 매우 열악한 게 사실이어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 고등교육평가원 설립에 따르는 위상 변화 ‘한 몫’ = 내년에 고등교육평가원이 설립돼 평가원을 중심으로 대학종합평가와 학문분야평가가 시행된다는 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고등교육평가원의 설립 자체에서 대교협 평가에 대한 정부의 불신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신뢰를 잃은 대교협의 평가를 꼭 받아야 하는가, 라는 주장이 맞물려 제기되고 있는 실정. 교육부는 수차례 “대교협 평가는 대학의 규모, 지역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는 획일적 평가로 신뢰성에 문제가 지적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ㅅ 대학의 한 교수는 “대교협 평가의 타당도가 문제시되는 데다, 지금 상태로서는 평가원으로 평가가 넘어가기 전 요식행위처럼 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라고 우려하면서 “불필요한 비학문적 경쟁을 유발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식이라면 교수들의 동참을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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