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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문자엔 명쾌한 해답이 있을까
내일 아침 문자엔 명쾌한 해답이 있을까
  • 이희경
  • 승인 2021.10.28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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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수혁신단장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우리 집에는 전화기, TV가 없었다. 전화는 백색전화기를 쓰던 동네 통장 집으로 가서 전보를 대신한 수신 전화만 빌려 썼다. 부모님을 대신하여 받은 첫 전화는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송화기와 수화기를 거꾸로 들고 ‘여보세요’를 외쳤던 것이다. TV도 ‘김일 레슬링 경기’ 모습이나 ‘여로’ 연속극을 마당이 넓은 옆집 평상 위에 옹기종기 앉아 동네 사람들과 함께 시청하던 기억이 난다.

컴퓨터를 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미국 유학하고 막 귀국하셨던 대학원 교수님이 컴퓨터로 해야만 하는 과제를 매주 내주셔서 처음으로 접했었다. 자판을 익히고, 푸른 바탕화면에서 DOS로 통계처리를 하고 도트 프린터를 이용하여 한글 프로그램으로 논문을 직접 편집, 교정해 완성했던 기억이 난다. 전화 모뎀으로 ‘천리안’ 통신프로그램에 접속을 해서 전국에 낯모르는 사람들과 자판을 빌어 문자 집단 토론을 밤새도록 했던 기억도 있다. 

이후 IT의 눈부신 발전으로 컴퓨터로 모든 업무가 전산화되었다. 전보는 유물로 사라져 이메일이 일반화되었다. 이런 시대의 변화흐름에 무관한 친구 중에는 이메일 사용이 서툴러 딸, 아들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 삐삐, 시티폰, 카폰을 거쳐 해외에서 처음 만들어진 셀룰러폰은 ‘휴대폰’ 고유 명칭까지 만들어내며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되었다. 그 영향으로 아침에 눈을 뜨면서 까만 화면의 전화기를 터치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 생겼다.

감사하게도 여러 분들이 보내주신 문자 소식은 매우 다양하고 유용하다. 오늘도 제일 먼저 ‘고3 자녀를 위한 40일 작정기도’ 문자를 열어 기도를 하고 아침을 시작했다. 전국 날씨와 명언 문자를 확인한다. 신문기사도 있고 월간소식도 있고, 방송 뉴스도 있다. 업무와 관련된 여러 소식도 메일 외에 문자로 안내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오늘의 기사 소식은 “서울시민 65.1%, 출근방식 선택 가능하다면 메타버스로 출근하겠다.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장은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성장하며 근로형태와 직업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직업교육훈련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다양한 방향으로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가 눈에 띄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SNS로 총 4천476명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라고 한다.

KERIS 월간동향 소식에서는 ‘국내외 대학 원격교육 동향 조사’ 제목 아래 최신 에듀테크 활용사례(메타버스, AR/VR), 혼합형 강의운영(하이브리드러닝), 원격교육을 통한 학교 현장의 교육격차 해소 지원, 예비교원의 원격교육역량 및 현장 역량 같은 주제가 나열되어 있다. 

한국S대학교는 교육부 선정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실시간 VR실습이 가능한 메타버스 공학교육실습실 ‘퓨처 VR랩을 구축했고, 미국 플로리다주 F. S. University는 장애학생에 대한 접근성 강화와 학생의 원격수업에서의 사회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 솔루션(Doghead Simulations)을 온라인플랫폼에 통합하여 교육 지원한다는 소식이다.

서울에 계신 미래교육전도사 교수님이 보내주신 방송 뉴스는 ‘위기의 국립대’ K대 합격생 86% 입학 포기를 다뤘다. 함께 온 또 다른 뉴스도 ‘지방대의 눈물’ ‘전액 장학금-아이패드 준대도 안와’ ‘학령인구 절벽…신입생 계속 줄어’ ‘내년엔 입학정원보다 8만명 부족, 수시 불합격자들 정시로 넘어가… 내년 1, 2월엔 지방대 충격 더 커’ 와 같은 소식이었다. 

문자 중에는 “[전문대교협 온라인연수 안내] 금번 개설한 연수 과정은 On-Tact시대 수업 중 학생들이 제시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창의력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한 PBL 창의적 교수법 등의 연수과정이오니 관심 있는 교수님들의 많은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알림] 전문대학 메타버스 구축 컨소시엄 관련하여 협약서 및 계약서를 우편 발송하였습니다. 대학에서는 메일로 회신 부탁드립니다.” 는 문자도 와 있었다.

IT 통신의 변화처럼 대학의 변화도 급변하고 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8만 명이 줄어든 내년 2월 입시 결과와 밀물처럼 밀려오는 대학의 혁신 신호들, 내일 아침 문자에는 명쾌한 해답 문자를 기대해보고 싶다.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수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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