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법률·경영 등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대학원 전환도 문제지만, 현재 설치돼 있는 전문대학원 운영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최근에 발표한 정책과제 ‘전문대학원 운영 현황 기초조사 및 질 제고 방안연구(연구책임자 김형관)’에 따르면, 의·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하고 84개 대학에서 1백16개(2004년 기준)에 달하는 전문대학원이 남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학전문대학원을 비롯해, 경영대학원, 국제전문대학원, 동북아 물류 전문대학원, 비즈니스 IT전문대학원, 디자인대학원, 세무대학원, 건축전문대학원 등 분야별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문제는 법률상 전문대학원이 일반대학원(1백42개)과 특수대학원(7백67개)과 구분돼 있기는 하지만, 실제 운영은 대부분 이론 위주로 운영돼 유형별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는 점에 있다.
연구팀은 “전문대학원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육이 아닌 학문·이론 위주의 교육을 실시해 일반대학원과 차별성을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특수대학원과도 구별이 어려워 특수대학원이 박사학위를 수여하기 위해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령, 지난해 특수대학원이었던 부산대 국제대학원, 인천대 동북아통상대학원, 삼척대 방재기술대학원, 성균관대 행정대학원 등은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바 있다.
연구에 참여한 이석열 남서울대 교수(교육학)는 “전문대학원의 질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문대학원 졸업생이 급격히 늘어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라면서 “전문대학원은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의 질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