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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연구중심대학·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고등교육 개편하자”
“학문연구중심대학·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고등교육 개편하자”
  • 윤정민
  • 승인 2021.10.20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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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교협 고등직업교육연구소, ‘고등교육 재구조화’ 방안 제시
“일반대, 전문직업인 양성 학과 중복 개설해 고등교육 정체성 사라져” 비판
학문연구중심대는 학부 정원 줄이고 대학원 중심으로
직업교육중심대학은 실무중심 체계 갖춰야
자료=고등직업교육연구소

‘직업교육기본법(가칭)’을 제정해 현재 일반대와 전문대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개편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이하 ‘연구소’) 강문상 소장(인덕대)과 박승영 연구위원(부천대)은 ‘2021년 인사이드 리포트’를 통해 대학 체계 재구조화를 통해 고등교육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대학 서열화로 인한 소모적 경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교육법에서 일반대의 교육 목적은 ‘심오한 학술 이론’이며, 전문대의 교육 목적은 ‘전문직업인 양성’으로 돼 있다. 하지만, 연구소는 많은 일반대에서 전문직업인 양성 목적의 학과를 개설해 고등교육의 정체성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전문대가 전문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처음 개설한 학과를 중복 개설한 일반대학은 석·박사과정을 포함해 지난 3월 기준 총 114곳, 520개 학과로 나타났다. 이들 학과는 보건의료, 안경광학, 치위생, 치기공, 철도, 물리치료, 작업치료, 방사선, 뷰티·미용, 응급구조, K-pop, 외식, 조리, 카지노, 소물리에, 바리스타, 반려동물, 제과제빵 등이었다.

취업 목적으로 기술 중심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일반대를 선호해, 2년이면 졸업과 취업이 가능한 전공을 일반대로 진학해 4년을 공부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일반대의 학과 중복 개설은 전문대학 미충원 확대를 낳았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 100%를 달성한 전문대는 전국 133곳 중 24곳에 불과했다. 13년간의 등록금 동결과 입학 정원 감축은 직업교육 질 하락을 가져올 만큼 전문대 재정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어놨다.

자료=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소는 ‘직업교육기본법(가칭)’을 제정해 현행 고등교육체제를 기능에 따라 학문연구중심대학과 직업교육중심대학으로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문연구중심대학은 학부 정원을 줄이고 대학원 정원을 늘려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100개 이내로 집중육성하고, 직업교육중심대학은 희망하는 일반대, 전문대, 산업대, 기술대, 폴리텍대, 전공대 등을 포괄하는 실무중심의 학문 체제로 개편하는 걸 말한다. 연구소는 정부 국고 재정 지원은 직업교육중심대학은 학부에만, 학문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에만 한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IMD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교육경쟁력이 조사대상 64개국 중 30위이고, 대학교육경쟁력은 47위로 고등교육 정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발전에 따라 국가가 직업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나, 현재 직업교육 육성에 뚜렷한 중장기적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료=고등직업교육연구소

대학 입시에 얽매인 중등교육은 고등교육 이수자의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를 낳았다. 25세부터 34세까지의 고등교육 이수자 중 절반이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흡한 직업교육은 대학 졸업 이후에도 심각한 취업난을 낳았다. 2019년 기준 해당 연령대의 대졸자 26.8%가 졸업 후에도 미취업에 머무르고 있다.

강문상 소장과 박승영 연구위원은 “재구조화를 통해 고등교육 정체성이 확립되면 공정한 경쟁체제에서 대학의 교육경쟁력과 취업률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강 소장과 박 연구위원은 “대학 이름보다는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게 됨으로써 대학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소모적 경쟁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강 소장은 “내년 대선을 앞둔 지금이 고등교육 개혁의 기회이며 대학의 위기를 고등교육 개혁의 시기로 삼아 대학을 기능에 따라 재구조화해야 한다”라며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고등교육 재구조화를 통한 교육개혁을 실행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단계별 절차를 포함한 세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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