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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석들
집구석들
  • 이지원
  • 승인 2021.10.22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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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 지음 | 임희근 옮김 | 창비 | 616쪽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에밀 졸라

부르주아 세계의 위선에 던진 통렬한 비판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며 ‘소설의 시대’인 19세기에 장편소설의 대미를 장식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집구석들』이 창비세계문학 88번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유전과 환경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히려는 의도로 쓰인 졸라 문학의 요체 ‘루공 마까르’ 총서 중 제10권으로, 아델라이드 푸께라는 여인이 남편 루공과 정부 마까르를 통해 낳은 자손들의 이야기 중 하나이다. 부부의 맏아들인 야심만만한 청년 옥따브가 빠리로 상경해 사업과 여인을 수단으로 성공을 꿈꾸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집구석들』은, 그의 부모에 대한 언급이나 가정적 배경이 축소되어 있으므로 ‘루공 마까르’ 제10권이라는 부담감은 떨쳐도 좋을 것이다. 

한편 『집구석들』은 졸라가 과학 실험을 하듯 소설을 써야 한다는 ‘실험소설론’을 주장하며 치밀한 관찰과 수많은 자료에 의거해 쓴 대표적 작품 중 하나다. 그때까지 문학작품의 소재로 금기시돼오던 빈민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침으로써 당시 문단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거센 비판의 표적이 됐다. 부르주아의 위선적 삶을 제2제정 시대의 가정들을 통해 신랄하게 드러낸 이 작품을 통해, 빠리의 한 모퉁이 슈아죌 거리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삶을 묘사한 자연주의 소설기법의 정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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