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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부정 ‘미성년 공저자’ 24명 중 10명이 서울대 교수 자녀
연구부정 ‘미성년 공저자’ 24명 중 10명이 서울대 교수 자녀
  • 윤정민
  • 승인 2021.10.14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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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미성년 공저자 논문 64건 중 22건 ‘연구부정’ 판정
전국 국립대 연구부정 논문 45건 가운데 48.8% 차지
디자인=윤정민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검증한 미성년 공저자 논문 64건 가운데 22건이 연구부정 판정을 받았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이하 ‘연진위’)가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실(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과대학의 연구부정 논문은 9건으로 단과대 중 가장 많았다. 수의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이 각각 4건, 치의학대학원이 2건, 약학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이 각각 1건이었다.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의 미성년 공저자 24명 가운데 10명은 서울대 교수 자신의 자녀이거나 동료 서울대 교수의 자녀였다. 이들은 특별한 인적 관계라는 지위에서 서울대 교수와 박사급 연구인력의 전문적 지도와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 서울대의 시설과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은 지난해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2014년 나경원 전 의원의 자녀가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서울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서울대 연구실과 장비 등을 활용하고 연구성과에 이름을 올린 것은 특혜 제공이 아니냐”라고 묻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과학고, 영재고 학생 등 외부인이 서울대 시설을 이용하는 사례가 있으며, 이는 R&E(Research and Education) 프로그램의 교육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 의원실이 분석한 서울대 연진위 결정문에 따르면, 그동안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가운데 R&E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서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은 연구에 정당하게 기여하지 않은 자신의 자녀를 본인 논문에 공저자로 올리거나, 동료 교수에게 부탁하거나, 혹은 친인척‧지인의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려주는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논문에서 미성년자들은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활동, 고등학교 탐구과제,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직접 실험을 수행하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연구에 참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연진위는 미성년자들이 실험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그 역할이 단순한 실험 보조, 데이터 정리‧수집, 영문 교정 수준에 그쳤고, 관련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는 경우도 많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대가 중대한 연구부정을 저지른 교수들에게 내린 사후조치는 ‘경고’ 10명, ‘주의’ 3명이었다. 서울대는 연구윤리위반에 따른 교원의 징계시효가 3년이라 대부분 징계가 불가능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경고’ 처분을 줬다고 전했다.

자료=서울대, 더불어민주당 서동용의원실

서 의원은 “연구윤리를 외면한 것은 교수들이지만, 개인의 책임을 떠나 대학이 소속 교원과 연구윤리 관리에 책무성을 더 가져야 한다. 부정행위에 대한 엄정한 징계는 물론 국가연구과제참여 제한 조치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포항시남구울릉군)도 지난 13일, 서울대 연구부정 논란과 관련해 “자신 혹은 동료 교수의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리는 행위는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중대한 규정 위반 행위”라며 “이 같은 악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징계 시효를 폐지하고 징계 처분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 의원실이 전국 국립대 40곳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 검증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립대에서만 45건의 연구부정 논문이 발견됐고, 서울대는 이 중 22건으로 전체의 4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사립대까지 포함하면 서울대 교수 자녀처럼 특혜를 받은 미성년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미성년자들 가운데, 국내 대학에 진학한 경우 연구부정 논문을 대학 입시에 활용했는지, 대학이 학생에 대한 사후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윤정민 기자 luca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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