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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조금 횡령·도덕적 해이 '충격'
국고보조금 횡령·도덕적 해이 '충격'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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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과학대학·대구보건대학·오산대학 감사결과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2 경북과학대학, 대구보건대학, 오산대학 등에 대한 상반기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김왕복 감사관은 "국고보조금 횡령, 법인학교학계의 운영비 횡령, 업무 관련 리베이트 수수, 교비 부당 집행 사실 등이 다수 적발됐고, 법인 이사장 및 가족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사학비리가 많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 교수신문
이사장이 미술품을 사들이는 데에 국고보조금을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등 비리 재단의 기막힌 도덕적 해이가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경북과학대학, 대구보건대학, 오산대학 등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대학에서 교비 횡령, 국고보조금 횡령 등을 다수 적발했다고 밝혔다.

□ 경북과학대학 이사장 국고보조금 '자기 맘대로' = 감사 결과, 경북과학대학에서는 전형적인 사학비리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사회 허위 개최, 국고보조금 횡령, 교수 임용 부정, 수익사업체 부당 운영, 실험·실습 기자재 구입시 리베이트 수수, 시설공사 수의계약 등 부정비리의 온상이었던 것.

교육부는 전체 임원을 문제삼기 보다, '임원 직무태만' 등을 이유로  이사장 1명, 이사 1명, 감사 2명 등 4명만을 임원취임승인취소를 계고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상 조치로 37억6백62만4천원을 환수토록 했으며, 전 이사장을 법인 일반회계 운영비 횡령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 아무개 전 이사장은 국고재정지원사업비('02∼'04) 중 간접연구비 명목으로 조성했던 3억5천1백20만원을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실험·실습기자재를 구입할 때 8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로 1억6천만원을 받았다. 또 정 이사장은 공사비를 과다 지급한 다음, 건설회사로부터 1억6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했으며, 기숙사 등 대학부설운영기관 운영비 중 3억7천9백68만3천원도 사적으로 사용했다.

올해 3월에 개교한 경북외국어대 공사비를 경북과학대학에서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허위로 개최한 이사회는 10건이었고, 이사회 심의·의결 없이 토지를 매입했으며, 문화환경박물관 시설공사 등 8건의 공사를 수의계약했다.

□ 대구보건대학 이사장 리베이트 받아 미술품 구입 = 학교법인 배영학숙의 경우, 김 아무개 이사장은 실험·실습용 소모품 등을 구매하면서 업체로부터 12∼13회에 걸쳐 3억5천7백만원을 받아 개인 소장용 조각품·미술품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의 전문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받은 대학의 국고보조금 중 6천1백2십만원도 김 이사장의 개인 소장용 미술품 구입비로 사용됐다. 심지어 김이사장과 학장의 호텔회원권 등도 교비에서 지출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종합강의동을 신축할 때 9억2천4백71만원을 더 지출했으며, 영송관 등 6건의 학교 건물을 실축할 때에도 공사비 17억1천1백58만4천원을 중복·과다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비 횡령 등으로 교육부가 환수조치한 금액은 총 36억6천9백21만1천원에 달한다. 교육부는 이사장 겸 이사와 이사 1명을 국고보조 연구비 부당 사용 등으로 임원취임승인 취소 계고조치를 했으며, 리베이트 건으로 이사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남 아무개 학장에게는 국고보조금 연구비 부당 사용 등을 들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 오산대학, 이유없이 교수 승진 지연 = 오산대학에 대한 교육부 감사는 신 아무개 이사장 겸 이사에게 임원취임승인취소 계고조치하고, 그외 신분상 조치로 전 사무국장 등 2명 파면, 2명 중징계, 6명 경징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재정상으로는 19억2천7백90만8천원을 환수토록 했다. 교육부 퇴직 관료인 노 아무개 학장에게는 경징계 및 경고 처분을 내렸다.

감사에 따르면, 학교법인 오산학원은 교수들이 특정 단체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승진을 보류하는 등 4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불공정하게 운영해, 교수 9명의 승진이 이유 없이 6개월 내지는 1년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비도 부당하게 집행했는데, 학술정보관 외 1개의 경우 설계·감리를 공개경쟁입찰로 계약해야 하는 데도 수의계약했으며, 공사는 지명경쟁계약으로 진행했고, 공사비 적용에 있어도 5천5백여만원을 중복계상했다.

□ 전문대 재정지원사업 부정 도마 위 올라 = 한편, 이번 감사에서 경북과학대학과 대구보건대학의 국고보조금 횡령이 적발됨에 따라, 교육부의 전문대 재정지원사업의 구멍 뚫린 사후 관리가 앞으로도 계속 문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고보조금이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는지 지금의 평가·관리 시스템으로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대구보건대학의 경우 매번 이사장이 국고보조금을 가로챘는데도 전혀 알지 못한 채, 매해 평가해서 계속 지원했다.

김왕복 감사관은 "감사가 아니고서는 부정 사실을 잡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전문대 일부가 특성화 자금 등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것이 드러났으므로,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에 대해 전반적인 실태조사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 교육부 감사결과 조치 내용

구분

감사 주요 내용

경북과학대학

▶ 지적사항

  ․이사회 허위 개최

  ․전문대학 재정지원사업 국고보조금 횡령

  ․실험․실습기자재 구입 등 관련 리베이트 수수

  ․시설공사 허위 계약 부당

  ․시설공사 수의계약 및 공사관리 부당

  ․포장공장 임대계약 및 위탁관리 부당

▶조치내용

  ․이사장 겸 이사 1명, 이사 1명, 감사 2명 임원취임승인 취소 계고

  ․전 이사장 고발 및 수사자료 통보

  ․종합행정처장 파면/ 중징계 3명/ 경징계 15명

  ․37억6백62만4천원 환수조치

대구보건대학

(배영학숙)

▶ 지적사항

  ․이사회 허위 개최

  ․국고보조금 횡령 및 학교운영비 횡령

  ․이사장 호텔회원권 구입 등 학교운영비 집행 부당

  ․시설비 집행 부당

  ․교수 신규채용 부당

▶조치내용

  ․이사장 겸 이사 1명, 이사 1명 임원취임승인 취소 계고

  ․이사장 등 검찰 고발

  ․총무팀장 파면/ 총무계장 해임/ 학장 등 5명 중징계 / 전 법인팀장 등 17명 경징계

  ․36억6천9백21만1천원 환수조치

오산대학

(오산학원)

▶ 지적사항

  ․이사장 소송업무처리 부정적 등 이사회 운영 부당

  ․학교운영비 횡령 및 집행부당

  ․시설비 집행 부당

  ․교직원 신규 임용 부당

▶조치내용

  ․이사장 겸 이사 1명 임원취임승인 취소 계고

  ․전 사무국장 등 검찰 통보

  ․전 사무국장 등 중징계 2명/ 학장 등 경징계 6명

  ․37억6백62만4천원 환수조치

※ 출처 : 교육인적자원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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