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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겨레신문 '제2창간' 내용
리뷰: 한겨레신문 '제2창간' 내용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5.06.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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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경쟁하겠다"

‘한겨레신문’이 제2창간을 선언하고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인간중심의 디지털 종합 미디어그룹, 세계최고의 권위와 경쟁력의 언론기업 , 50만 유료독자·50만 인터넷 유료독자 확보, 부분별 전문인력화로 동북아 최고의 인재풀”이라는 4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이러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하여 2백억 발전기금과 독자 배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백억 발전기금은 디지털 채널 확보와 제작시스템 혁신에 40%, 장비의 현대화에 27%를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독자배가운동은 3년 후에는 독자수와 시장점유율은 2배, 판매수익과 제작비용은 3배를 기대해 76억여원의 흑자로 전환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겨레의 구체적인 변화를 살펴보자. 우선 외형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활자체의 변경이다. 지난 5월 15일 한겨레는 ‘한겨레 결체’라는 새글 꼴을 선보였다. 기존 활자체의 네모꼴을 벗어나 한글의 조형성과 독자의 가독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글꼴이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그리고 제호디자인을 변경하기 위하여 현재 독자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중이다.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18.0°, 36.5°, 100°라는 온도의 제목으로 마련한 섹션을 새롭게 선보인다. 일간지나 인터넷 뉴스에서 다루기 힘든 내용을 심화시켜 보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18.0°는 두뇌활동을 최적화시키는 대기 온도다. 제목에서도 보여주듯 이 섹션은 지적활동을 돕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금요일에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형으로 32면에 걸쳐 책과 담론 등을 비교적 자세히 다루는 지성의 장이라 할 수 있다. 김윤식(문학평론가),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서경식(도쿄경제대 교수) 등 이름난 논객들이 지면을 장식한다. 

36.5°는 사람의 체온으로 따뜻함을 상징한다. 생명·공동체를 지향하는 지면으로 수요일에 발행되는데, 김형경(소설가)과 박미라(‘이프’편집인)가 삶의 고민을 상담하는 등 사람 사는 이야기와 생활건강, 환경 등 8면으로 이뤄져있다.

그리고 100°는 물이 끓는 온도로 열정을 상징한다. 목요일에 발행되는 이 섹션은 영화와 방송, 음악 등의 대중문화와 여행 패션정보 등 12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20대들을 노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본지의 1섹션은 각 분야별로 20년 이상 종사한 배테랑 기자들을 포진시켜 사회의 현안점검 등 심층 기획기사로 만들어, 한겨레만의 깊이로 승부를 건다. 또한 기존의 트랙을 깨고 경제와 스포츠면을 전면에 배치했고, 세계주요 나라에 26명의 통신원을 선발하여 특파원과 함께 세계화 시대에 맞춰 국제면을 강화시켰다. 한겨레 창간과 함께했던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다시 복귀하고, 지식 칼럼 ‘유레카’를 신설하였다.

한편 한겨레신문은 독자위한 3가지 방향으로 독자편집, 속보전달, 퀵서비스 배달 등을 이달부터 적극적으로 전개한다. 주주와 독자 중 웹진 운영자를 매년 선발하여 직접 취재· 편집 운영하는 ‘한겨레 가족 웹진’을 창간한다.

그리고 ‘한겨레 500독자클럽’을 만들어 가입한 시민 중에서 ‘시민편집인제도’를 둬서 편집권의 일부를 시민에게 돌려줘 기사의 공공성확보와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한다. 또한 속보 전달성을 높이기 위해 ‘속보 유대폰 문자서비스(SMS)’를 구독료 자동이체자를 대상으로 시험적으로 시행하고, 더불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는 ‘불배(배달 사고) 퀵서비스’를 5대 광역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재창간을 외치며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렸다. 지면과 내용 면에서 이미 옛날과 많이 다른 신문이 됐고, 이후에 시행하기로 한 변화의 약속도 적지 않다. 하지만 독자들은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초반의 다짐이 긴장 속에 지나온 지난 한달의 흔적에 잘 반영돼 있는 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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