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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영미권 학자의 '영어 한국학'은 어떻게 다른가
한국과 영미권 학자의 '영어 한국학'은 어떻게 다른가
  • 김재호
  • 승인 2021.10.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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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Korea Journal』 60주년 특집호 발간

한국의 한국학, 전 세계와 대화하다

1961년 창간된 『Korea Journal』이 60주년을 맞아 특집호를 발간했다. 『Korea Journal』은 1961년 9월 창간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 영문 학술지다.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이 연 4회 한국학 전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한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Korea Journal』은 예술과 인문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지난 2001년부터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원문이 배포되고 있다.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면회 대전대 교수(역사문화학전공)은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발간해오던 것을 4년 전부터 한중연으로 옮겨온 것이다”라며 “1948년, 1950년 화보 중심의 영문 저널이었던 『Gukje bodo』과 『Pictorial Korea』이 1961년 9월에 『Korea Journal』으로 발간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번 특집호에 실린 황재문 서울대 교수(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Korea Journal』 편집위원장). 사진=대전대 홈페이지

도 교수는 “3년 전부터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며 한국인들이 하는 영어 한국학과 영미권 학자들 영어로 하는 한국학을 비교해보고자 했다”라며 “두 차이가 어떻게 수렴되고 배척되는지 그 관계를 분야별로 확인해보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향후 『Korea Journal』의 작업은 무엇이 될까? 그는 “K컬쳐가 각광을 받고 있기에 한국학을 집중 조명하면 새로운 학문적 패러다임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세계사적으로 봤을 때 매우 드문 변화 과정을 통해 성공한 국가이기에 그 모습을 형상화하는 연구를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지역학·민족주의적 한국학 지닌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정치적 경계와 언어 한계 극복해 학문 간 장벽 허물다

국내 최초 A&HCI 등재 영문학술지 『Korea Journal』이 창간 60주년을 맞이했다. 그 자체로 한국학의 역사를 써온 『Korea Journal』은 영문 한국학과 국문 한국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특집호(2021년 가을호)를 발간했다. 주 내용은 영어권 학계에서의 한국학 연구성과와 한국어권 학계에서 영어로 발표된 한국학 연구성과와의 상호관계, 각각의 특징 및 미래의 전망과 과제였다. 

이번 특집호에는 5편의 연구 논문과 5편의 논평이 실렸다. 『Korea Journal』은 이번 특집을 통해 한국어권에서의 영문 한국학 학술지 출판 현황과 한국 경제사 연구현황, 영어권에서의 조선시대사와 북한 사회 연구현황, 마지막으로 한국 불교에 관한 영어권과 한국어권 연구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한국학은 한국의 언어,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사회 등 한국에 관련된 각 분야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이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성립한 지역학으로서의 개념일 뿐, 정작 한국에서는 한국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되지도 않아 한국학 전공을 찾아보기 힘들다. 『Korea Journal』의 편집위원장 도면회 대전대 교수(역사문화학전공)는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학은 사실 한국학이라고 하기 쉽지 않은데 영어권에서 둘 다 한국학의 범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또는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도 『Korea Journal』 논문으로 한국학의 변화를 연구한다”라고 설명했다. 

 

북한학은 한국학에 포함되는가

이번 특집을 기획한 도면회 편집위원장은 「영어를 기반으로 한 한국학과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한국학」를 통해 일본의 식민 통치 시기부터 시작된 한국학의 두 갈래 역사를 살펴보면 그 배경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같은 뿌리를 가졌으며 그렇기 때문에 1910년 일본이 주도하여 다시 결합한 관계라는 전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의 관습과 제도를 연구하고 고적을 조사했다. 이러한 조사는 한국의 시장, 상업, 독립사상, 군중, 계, 요업, 물산, 민족성, 인구 현상, 범죄, 재해, 민간신앙, 소작 관습, 생활 상태, 취락, 종교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총 50여 권의 자료집으로 출간되었다. 이후 조선총독부는 한국사를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총 35권의 『조선사』를 발간한다.

일본은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일본이 선진적인 문명국가인 반면 한국은 후진적인, 또는 야만 민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에 관한 지식 체계를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1919년 삼일운동 이후 조선총독부는 한국과 일본이 다른 민족이며 한국이 고유한 민족문화를 가졌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같은 조선총독부의 노력은 한국인들에게 자극을 주었고, 한국인의 독자적 문화를 증명하기 위하여 새로운 지식체계인 ‘조선학’이 등장하게 된다. 이후 1948년 남북한에 별개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한의 지식인들은 식민지 시기 성립된 이 ‘조선학’을 ‘국학’으로 승격시키게 되었으며, 특히 1960년 이후 한국은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근대화론과 사적유물론을 수용하게 되었고 한국이 유럽, 일본과 동일한 방향으로 발전해 갔음을 입증하려고 하였다.

이에 반해 유럽과 미국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한국에서 활동했던 선교사들의 보고서와 일본이 주도하여 축적한 한국에 대한 지식 체계를 수용하여 ‘Korean Studies’를 형성해 나갔다. 이렇게 한국을 바라보는 정반대의 시선이 두 개의 한국학, 즉 ‘Korean Studies’와 ‘한국학’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성공과 한국 경제의 비약적 발전, 1990년 전후 사회주의 진영의 해체와 세계화의 흐름을 통해, 이후 한국의 한국학은 민족주의적 관점을 내려놓고 서구의 ‘Korean Studies’와 만나 대화하고 수렴하기 시작하였으며 점차 그 간극을 좁혀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황재문 서울대 교수(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영어로 된 한국학 저널들: 중요성과 과제」, 김두얼 명지대 교수(경제학과)와 김한얼 가천대 교수(경영학과)의 「한국어 구사능력은 경쟁력을 제공하는가? :국내 대학 경제학 교수들의 영문 연구동향 분석」, 돈 베이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의 「정치를 넘어: 서양의 조선 연구」, 헨리 엠 연세대 교수(언더우드국제대학)의 「이웃으로서 북한: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연구」, 셈 베르메르스 서울대 교수(종교학과)의 「한국불교를 대표하기 : 한국불교 연구영역에 대한 초국가적 이해를 위해」 등이 이번 특집호에 실렸다. 

한편, 『Korea Journal』은 매 호마다 지금 현대 한국사회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시의적인 주제로 특집을 발간하고 있다. 이번 특집호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www.aks.ac.kr)에 공식 게재돼 누구나 원문을 읽을 수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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