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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 파트너 대우는 공정한가
플랫폼 기업, 파트너 대우는 공정한가
  • 유무수
  • 승인 2021.10.08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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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읽기_『긱경제: 플랫폼 노동의 지리학』 제이미 우드코크 외 1명 지음 | 이재열·박경환 옮김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258쪽

긱경제는 모두에게 유연성 제공하지만

플랫폼기업이 이익을 지나치게 챙긴다

긱경제(Gig economy)에 대한 맥킨지 보고서는 낙관적이다. “2025년에 이르러 5억4천만 명의 사람들이 온라인 인력 플랫폼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2억3천만 명 정도는 훨씬 더 빠르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며, 덕분에 실업의 기간은 단축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긱경제에서 궁극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공정성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저자들은 플랫폼에서 많게는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비판한다. 비대면 문화로 배달시장과 온라인 예약산업이 급성장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 자영업자의 발목을 잡는 한 요소는 바로 30%의 플랫폼 수수료다. “지난 8월 총 매출 총 2천만 원에서 플랫폼 업체에 떼 준 수수료만 600만 원에 달합니다. 결국 비용과 인건비 제하면 남은 게 없습니다(<채널A> 2021. 9. 16일자 참조).” 

저자 중의 한 명인 마크 그레이엄은 대학교수가 되기 전 바텐더, 조립공장 노동자, 건물 청소부, 식당 설거지, 세차장 직원 등의 일로 먹고 살았다. 그는 학계에 투신한 후 2018년부터는 참여행동연구 프로젝트 ‘페어워크(Fairwork)’를 주도하며 플랫폼 기업들을 감시하고 노동자 권익 개선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일”이라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되새겨보자고 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추세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흐름을 타고 있는 긱경제의 밝은 면은 노동자, 고용주, 고객 모두에 제공되는 ‘유연성’이다. 고용주는 언제, 어떻게 노동자를 고용할지 선택할 수 있고 노동자도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수행할지 결정할 수 있다. 고객도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주문하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노동자가 진정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가? 노동자들은 어두운 면으로 떠밀리고 있다. 긱경제에서 노동자는 자영업의 자유계약자 신분으로 공유경제의 파트너이며 표준고용관계 속의 노동자가 아니다. 따라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사회적 안전망(단체협약, 노동법, 사회보장법 등)과 무관한 존재다. 플랫폼 기업은 독립계약의 프레임을 이용하여 책임과 의무는 교묘하게 회피하고 이익은 철저하게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노동자는 낮은 임금, 불안정성, 위험한 노동조건, 일방적 계약관계, 고용보호의 결핍 등으로 착취당하는 면이 많다. 플랫폼을 통해 배달하다가 사고 나서 사망해도 플랫폼 기업의 책임은 없다.

저자들이 노동자에게 제안하는 것은 조직화이다. 긱경제 시스템에서 알고리즘 기계의 원자화된 소모품이기를 거부하고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 교류하면서 단결하고 불공정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저항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들로부터 별 다섯 개 평가를 받아야 살아남는 것처럼 역플랫폼 운동을 통해 고객평가를 공유함으로써 악질적인 고객을 피하는 것도 하나의 저항이며, 크게는 파업도 저항의 방법이다. 노동조합의 결성도 제안했다. 페어워크는 △공정보수(자국의 최저임금 이상) △공정조건(노동자의 건강과 복지) △공정계약(국가법률 준수, 뚜렷한 계약) △공정 거버넌스(평등한 노동자 관리) △공정 대표(노동자가 목소리 낼 수 있는 절차 갖출 것) 등 ‘공정노동’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어떤 기사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일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자전거를 부수어 놓겠죠. 그게 바로 민주주의입니다”라는 인터뷰 후, “이러한 전략은 성공했다”고 호평했다. 노동자를 절대선으로 보는 관점이다. 누구든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 7:12)”는 황금률에서 벗어날수록 공정에서 멀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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