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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 타이완사
도해 타이완사
  • 이지원
  • 승인 2021.09.30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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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팅위, 왕핀한, 쉬야링, 좡젠화 지음 | 신효정 옮김 | 천쓰위 감수 | 글항아리 | 400쪽

선사 시대부터 차이잉원 시대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타이완의 역사

가깝고도 먼 나라, 한때 공산 중국과 대조되어 ‘자유중국’이라 불렸던 나라, 대사관이 아니라 영사관(대표부)을 두는 나라, 한국 젊은 층 사이에 여행 붐을 일으킨 나라, 중국의 활기와 일본의 깔끔함을 겸비한 나라, 작지만 자연 풍광이 볼만한 나라, 반도체로 한국과 경쟁하는 나라, 미국을 뒷배로 시진핑 중국과 각을 세우며 일촉즉발의 국제정치적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나라.

바로 타이완이다. 인구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국토는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에 불과하지만, 타이완의 존재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를 실현했으며, 해커 출신의 30대 여성을 디지털 특임장관으로 임명한 나라, 해바라기 운동 등으로 시민민주주의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인 타이완은 미·중 패권 경쟁이 남중국해로 옮겨지면서 미국 중심 세계질서의 리트머스 시험지로도 점점 부각되고 있다.

우리는 타이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알고 보면 한국과 비슷한 현대사 경로를 밟아온 타이완은 일본 식민지를 겪었으며, 독재정부의 압권을 경험하며 저항적인 자생적 민주주의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 갖는 태도가 한국과는 다르고,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볼 점이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타이완의 역사와 현실을 한권으로 꿴 책이 출간되었다. 타이완의 젊은 역사학자들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한눈에 읽을 수 있게 풍부한 도판과 함께 해설한 『도해 타이완사』가 그것이다. 2016년 출간돼 타이완 문화부 ‘우수 추천 도서’로 선정된 이 책은 이데올로기로 인해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타이완 역사의 베일을 벗기고 그 실체를 남김없이 보여준다. 2016년은 타이완에서 의미가 남다른 해다. 오랜 국민당 집권에서 벗어나 민진당의 차이잉원이 총통이 되면서 새 시대가 열렸다. 이해에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청년을 위한 새로운 타이완 역사 강의’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출간된 『도해 타이완사』는 명실상부 새 시대에 발맞춰 타이완의 역사를 새롭게 파헤치고 해석한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사용하는 용어와 개념부터 특정 이데올로기에 편중되는 것을 경계했으며, 역사적 사건의 나열보다는 그 안에 숨은 맥락을 공정하게 밝히는 데 주안을 두었다. 이번에 한국에 번역된 이 책은 그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던 타이완의 역사를 대중적으로 폭넓게 다룬 첫 번째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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