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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법의 변화가 시급하다
교육방법의 변화가 시급하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9.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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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_ 강신철 논설위원 / 전 한남대 교수·경영정보학. 대학정책연구소 소장 

 

강신철 논설위원

인류문명의 역사는 언어 매체의 발달사와 같이 발전한다. 문명 이전의 시대, 즉 원시시대에 인간은 의사소통하기 위해 소리, 몸짓, 물질, 그림 등을 언어 매체로 사용했다. 어휘가 늘어나고 문법체계를 갖추면서 구술언어가 발달하고 문자와 숫자를 발명하면서 인간의 문명시대는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문자언어는 기원전 3천 년 경의 쐐기문자로 시작했다고 한다. 숫자는 기원전 3,400년 경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시작됐고 본격적으로 과학의 언어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이다. 고고학과 유전학 연구결과에 의하면 호모 사피엔스는 등장한 지 30만 년이 지났지만, 현생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구술언어, 문자언어, 수학언어는 기껏해야 5천 년밖에 안 됐고, 인간이 가장 늦게 만든 프로그래밍 언어는 탄생한 지가 겨우 70년밖에 안 됐다. 언어학자인 마샬 맥루한은, 새로운 언어매체가 등장하면 기존의 언어매체에 익숙한 사람들의 저항에 부딪치며, 다수 구성원들이 사용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매체가 등장하여 사람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게 되는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원시시대부터 교육이 존재했고, 교육은 언어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교육방법의 발달사는 언어매체의 발달사와 괘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즉 새로운 언어매체가 등장하면 새로운 교육매체가 필요하다. 중세 말기 인쇄술과 수학언어의 발달은 근대 과학과 산업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디지털 매체가 등장하여 사람들의 일상에서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된 지 30년이 지났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매체가 아직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 촉발되기 전까지 대학들은 얼마나 온라인 수업의 필요성을 인식했을까? 온라인 수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사이버 대학을 떠올린다. 물론 사이버 대학이 기존의 오프라인 강의방식에 비하면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디지털 매체를 훨씬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이버 대학은 디지털화된 강의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함으로써 교육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했다는 측면에서는 진일보한 강의형태라고 할 수 있지만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떨어지고 시험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K-MOOC나 대학온라인 공유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교육도 마찬가지다. K-MOOC가 2015년 10월에 시작했고, 2016년부터 서울총장포럼 회원대학들이 공유하기 시작한 학점교류 플랫폼을 필두로 한양대가 운영하는 대학e러닝기반 학점인정 컨소시엄, 서울디지털대가 운영하는 SDU,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KCU컨소시엄) 등이 등장했지만 사이버 대학 강의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들 온라인 교육시스템은 기존의 강의실 교육시스템의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강의콘텐츠 전달 방식은 상당 부분 디지털화되었지만 대부분 교수들의 교육방식은 오프라인 방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어떤 교수는 교실에서 칠판에 판서하면서 강의하는 모습을 조교가 카메라로 찍어 줌에서 학생들에게 송출하는 촌극을 벌였다는 사례도 있고,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사용하던 파워포인트 파일만 학습관리시스템(LMS)에 올려놓고 강의 없이 시험만 봤다는 웃지 못 할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대학교수들이 얼마나 교육매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대학교육의 전형은 미네르바스쿨이 제시하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은 ‘액티브 러닝 포럼(Active Learning Forum)’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수업을 한다. 단순히 녹화된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보내주는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 토론식 세미나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과 교수가 화상을 통해 소통하고 학생들의 수업참여도가 자동으로 점검될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기반의 과제평가시스템을 통해 성적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험부정행위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모든 대학이 미네르바스쿨의 교육방식을 채택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교육매체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대학교육을 외면하게 될 것이고,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인한 대학의 재정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 뻔하다. 대학은 교육매체를 혁신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강신철 논설위원
전 한남대 교수·경영정보학 / 대학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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