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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텍스트에서 문화콘텐츠까지
『서유기』, 텍스트에서 문화콘텐츠까지
  • 이지원
  • 승인 2021.09.1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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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화 지음|푸른사상사|312쪽

문화콘텐츠로서의 『서유기』로 보는

고전 서사의 새로운 부활

고대부터 천 년이 넘는 장구한 시간 동안 동양 세계를 매료시킨 동양 판타지의 고전 『서유기』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오늘날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이다. 당나라 승려 현장(삼장법사)이 서역에 불경을 구하러 가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서유기』는 저잣거리의 이야기꾼과 포교하는 승려들의 소재로 활용되었다가 명대에 들어 오승은(吳承恩)에 의해 소설의 형태로 대중에게 소개되었다. 서천취경(西天取經)의 길을 떠난 주인공들은 요괴들을 만나 싸우고 고난을 극복하면서 자아를 완성해가는 감동의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주인공인 손오공과 돼지 형상의 괴물이며 단순한 성격을 가진 저팔계, 사막의 요괴인 사오정을 포함한 삼장의 일행이 천축국으로 도착하기까지 요마와의 81난(難)을 거친다. 천상, 지하, 지하의 세계가 펼쳐지고, 수많은 신과 요마가 등장함으로써 신화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모험을 하며 겪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과 현란한 법술, 신선한 무기들을 통해 보여주는 기발한 상상과 독특한 재미는 오늘날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서구에서도 문화콘텐츠로서 활용되고 있는 이 소설은 TV드라마, 영화, 출판물, 인터넷 문학 등으로 현대적인 변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중국 고전 서사와 문화콘텐츠 연구자인 송정화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아동용 콘텐츠로 소비됨으로써 가려졌던 『서유기』의 진면목과 문화원형적 가치를 발견하고, 고전 서사의 문화콘텐츠로의 변용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나아가 중국의 전통문화와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만날 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심층적으로 모색한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서유기』의 텍스트를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 웃음과 식인의 주제, 인삼과 이야기의 종교·문화적인 탐구를 시도하였으며, 삽입된 시의 도교적 특징과 문학적 기능을 분석했다. 나아가 『서유기』에서 작자가 중화와 이역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차별화했는지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문화원형으로서 『서유기』의 특징을 기술하고, 사오정과 삼장법사 이미지를 중심으로 『서유기』가 한·중·일 삼국에서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어떻게 변용되었는지 탐색하였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거대시장으로 성장해가는 오늘날, 이를 향유할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어떠한 콘텐츠를 융성할 것인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소설의 형태로 정착하기 이전부터 구전으로 전승되고 연극으로 향유했던 『서유기』는 콘텐츠의 원천소스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이 책은 고전을 활용한 문화콘텐츠의 확장과 고전 서사의 새로운 부활을 꿈꾸는 긴 탐구의 여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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