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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 성범중 울산대 교수, '한국 고전 시가 산책' 출간
정년퇴임 성범중 울산대 교수, '한국 고전 시가 산책' 출간
  • 하영 기자
  • 승인 2021.09.15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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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도하가' 새 해석, 대학 교육 기여 홍조근정훈장 수여
▲'한국 고전 시가 산책' 표지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65) 교수가 정년퇴임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 산책≫(국학자료원·382쪽)을 펴냈다. ‘대학 시절 연세 지긋하신 교수님을 뵈면 그 위세에 마음이 움츠러들어 쩔쩔매든 학생’이었던 성 교수가 지난달 31일 34년 6개월, 69개 학기 교단을 마무리하면서 한국 고전 시가와 관련한 평생의 집필 논고와 자료를 집대성한 것이다.

▲성범중 울산대 교수

  저자는 피교육자 수준에 맞춘 ‘눈높이 교육’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으로 자신의 <고전시가론> 교과목을 수강한 제자들의 보고서를 실어 대학 강의실 현장에서의 학생 반응도 제공함으로써 뒤늦게나마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했다.
  성 교수는 한시 전공자이다. 그래서 언지(言志)로서의 한시와 영언(永言)으로서의 우리말 노래를 상호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과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책자에 담았다.
  즉 상층 지식인들이 누리던 문자로서의 한시(언지)와, 오늘날 현대인들이 노래방을 찾아 노래 부르듯 부르던 소리로서의 향가나 고려가요 등(영언)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한국 한시와 관련한 작품론, 작가론 등 고전 속의 우리 시가와 관련한 자신의 논고를 추리고 울산지방의 민요와 생활상, 한시 번역법도 담았다.
  저자는 고대가요인 <공무도하가>에서 백수광부(白首狂夫)가 술병을 들고 물을 건너다 익사한다는 기존 해석을 새롭게 해 관심을 끈다. 1부 ‘<공무도하가>의 전승과 의미’ 글에서 후대의 다양한 의작을 검토해 본 결과, 이 작품 설화 속에 나오는 ‘提壺(제호)’의 ‘호’가 ‘술병’이나 ‘술항아리’가 아니라 마땅한 도하 기구가 없던 고대 사회의 실정에서 넓고 험한 강을 건너는 데 필요한 보조도구로서의 ‘호리병박’이라는 것이다.
  성 교수는 재임 기간 중 ≪태화루시문≫(한국문화원연합회 울산광역시지회, 2011), ≪울산효열록≫(울산효문화지원센터, 2013), ≪울산지리지Ⅰ․Ⅱ≫(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 2014), ≪경상좌병영 관련 문헌 집성≫(울산 중구, 2014), ≪역주 집청정시집≫(울산대곡박물관, 2016), ≪성재실기≫(태학사, 2020) 등의 역주를 담당해 울산지역 문화유산을 정리한 공로로 2014년 울산광역시 시민대상(학술 부문)을 받았으며, 퇴임 때는 대학 교육 기여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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