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7:55 (금)
평등주의 교육으로 창의와 혁신이 계발될 수 있을까
평등주의 교육으로 창의와 혁신이 계발될 수 있을까
  • 유무수
  • 승인 2021.09.17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깊이 읽기_『메리토크라시: 학교교육의 새로운 미래』 이영달 지음 | 행복한북클럽 | 452쪽

기업의 혁신·성장 방식 도입해 대학혁신 이끈 태국 대학
연구경쟁력, 국제교육 및 온라인 교육에서 변혁 이끌어

미국 학사과정은 경제적 효용성을 주요 이유로 중퇴율이 약 40퍼센트다. MBA 지원자도 급감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미국대학 50퍼센트의 파산을 경고했다. 반면 온라인 학위과정과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확대되고 기업대학도 부상하는 추세이며, 백악관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교육혁신을 강조했다. 디지털 노동자, 인공지능 홀로그램 교사, 디지털 수업 조교, 디지털 플랫폼 기업 등 세계의 혁신 현장을 직접 관찰한 이영달 저자에 의하면 미국에서 상위 10퍼센트 수준으로 평가받는 대학은 지위가 강화되고 있으며 하위 10퍼센트 그룹은 폐교하고 있고 중간 그룹은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학도 비슷하다. 지난 달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대상의 27%인 52개 대학이 탈락했다(<교수신문> 8월 23일자 참조). 미국에서도 중퇴율 30퍼센트 전후를 넘어가는 공립 커뮤니티 칼리지 및 주립대학은 예산삭감 및 구조조정이 실행되고 있다. 한국의 2022학년도 수험생수는 40.6만 명이며 대학정원은 53만 명이다.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지방 초등학교는 폐교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저자는 한국의 사립대학이 대학혁신 사례로 참고할 만한 대학으로 태국의 ‘마히돌(Mahidol) 대학교’를 제안했다. 규모 면에서 서울교육대학교 수준인 마히돌 대학교는 기업의 혁신과 성장 방식을 도입했다. 이 대학은 의학 분야의 연구경쟁력, 국제교육 및 온라인 교육에서 변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모든 의학교육과 연구활동을 영어로 수행하며,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의 유학생 비중이 높다. 영국의 QS 대학순위에 의하면 이 대학의 의학부문은 고려대 의대와 비슷하며 전체적으로는 경희대와 광주과학기술원 사이에 위치해 있다. 

한국의 방송통신대학교와 견줄 수 있는 중국의 국가개방대학의 재학생은 2천만 명 이상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최고 수준의 대학 27개가 연합체계를 갖추어 캠퍼스 인프라, 교수진, 교육과정, 도서관 등을 활용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국의 국영 TV 및 라디오까지 결합해 티베트 지역까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요 기업, 각 지방 정부 등 범국가적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가주의의 특성이 장점으로 발휘된 교육혁신이다. 

미국은 연구자들에게 일인당 투자비 수준이 최고인 나라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박사과정 학생 및 박사 후 연구원들에게 매력적인 기초 환경을 제공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박사 후 과정의 49퍼센트, 전임교수의 29퍼센트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특히 컴퓨터 및 수학 분야는 박사급 인력의 약 60퍼센트가 미국 태생이 아니며, 공학분야도 50퍼센트가 넘는다. 세계 우수인력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미국의 번영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경영학자의 시각으로 유아 및 초중고, 대학 및 기업 분야의 미래 교육을 성찰하면서 국가차원의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수월성, 포용성, 혁신성, 다양성’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미국 고등학교 중에서 그 원칙에서 강점이 있는 학교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의 민사고, 하나고, 상산고, 용인외고, 한국과학영재학교, 과학고 등을 비교했다. 현 정부는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 다원화된 목적의 강점을 지닌 고등학교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추진했다. 저자에 의하면 그것은 ‘수월성, 혁신성, 다양성’을 포기한 것이며 획일화와 하향평준화를 지향한다. ‘포용성’ 의제에만 치우친 교육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육성하며 혁신적이고 선진화되는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까.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