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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에 약한 사개추위 … 폐쇄성 도마 위 올라
강자에 약한 사개추위 … 폐쇄성 도마 위 올라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5.05.1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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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방향 잃은 사법제도개혁추진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이하 사개추위)가 비개혁성과 폐쇄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과연 사개추위가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 하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교육·시민사회 단체들의 주장에는 아랑곳 없이 법조계의 로스쿨 도입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등에게 각종 권한을 부여하는가 하면, 공판중심주의 등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우왕좌왕해 사실상 검찰과 타협했기 때문. 청와대를 등에 업고 칼을 들긴 들었지만 정작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다는 것이다.

법조계 이익에 경도된 사개추위의 한계는 위원 구성에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부분. 법조인들이 주축이 된 만큼,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개혁엔 미흡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기획추진단 구성만 해도 법조계가 과다 대표돼 있다. 로스쿨 도입을 맡은 추진1팀의 경우 교수 1명과 법제처·교육부 관료 3명을 제외하면 팀장인 홍기태 법원행정처 부장판사를 비롯해 5명이 변호사, 검사, 판사 등 모두 사시 출신이다.

이상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은 “핵심인사들이 대부분 법조인이라 국민의 입장에서 사법개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덜 다치는 방향으로 개혁하려는 법조계의 이해관계가 정책마다 왜곡되게 반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본위원회, 실무위원회, 기획추진단 등 법조계 인사가 주축을 이룬 데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3자의 주장과 제안을 정책에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점 △공청회를 요식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점 등도 불만을 사고 있다.

사개추위 실무위원회의의 한 위원은 “로스쿨 도입방안에 문제가 많아 변호사수를 크게 늘려야 하며, 평가위원회를 대한변호사협회 산하에 둬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로스쿨 법안이 의결될 당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자칫 로스쿨 도입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이 의결됐지만, 수정해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했다. 지난 9일 실무위원회에서 의결된 형태로 로스쿨이 도입돼서는 절대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실무위원회에서 의결된 로스쿨 법안을 비롯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변호사시험법령도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추진팀의 팀원 구성조차도 비공개로 부치는 등 폐쇄적인 행정 처리 부분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사개추위 인적 구성의 한계와 폐쇄성, 법조계의 지역이기주의 등이 일반 상식과 법 논리에 맞지 않은 로스쿨 법안을 만들게 한 셈.

기득권을 지키는 방향의 로스쿨 도입이라는 비판과 관련, 김선수 기획추진단 단장은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는 게 목표였으며, 도입 자체가 좌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면서 “이상적인 개혁을 말하긴 쉽지만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하게끔 만들어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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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 2005-05-14 14:34:51
우리는 사개추위에 완전히 속아왔습니다. 그 동안 사법개혁 한다고 나발 불고 다니더니 고작 법조인 기득권 지키기에나 앞장서는 한심한 사개추위.
이런 사개추위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얼마난 많은 돈이 낭비될까요? 지금 서민은 일자리가 없어서 고생하는데, 공룡같은 조직을 만들어 국민의 세금이나 까먹고 기껏 한다는 것이 법조인 아가리에 넣어줄 궁리나 하고 있다니. 그러고도 부끄럽지도 않나. 그리고 교육부도 청와대 눈치 그만 좀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