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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플랫폼 네이버
메가플랫폼 네이버
  • 이지원
  • 승인 2021.09.0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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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진, 박서연 지음 | 컬처룩 | 344쪽

플랫폼의 성장과 권력에 대한

다층적 분석과 통찰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검색 창구였다가 이제는 인터넷 생활의 환경이 되었다. 네이버는 한국인의 일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터넷 생활 기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가 우리 일상 안으로 성큼 들어와 권력을 행사하는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해야 할까?

 

네이버, 포털에서 플랫폼으로

네이버 등과 같은 인터넷 사업자가 영향력 있는 존재로 부상한 과정을 한두 마디로 요약한다면 ‘포털에서 플랫폼으로’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를 더 이상 포털로 부르는 일은 적절치 않다. 네이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네이버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보이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 플랫폼의 성격에 대한 이해가 네이버 읽기의 관문이 될 필요가 있다. 포털을 통해 거래되는 정보 상품에 대한 이해에서 플랫폼을 통해 벌어지는 정보 상품 거래에 대한 이해로 옮겨 가야 네이버, 인터넷 환경 그리고 정보와 관련된 우리의 일상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 

플랫폼은 새롭게 영입된 멋진 기표가 아니라 막강한 힘과 복잡하면서도 많은 기의를 담고 있는 용어다. 다양한 산업 내 가치 사슬에서 플랫폼은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양적으로 증가하고, 그 형식에서 다양함을 보이고 있는 플랫폼은 권력의 주체가 되고 있다. 플랫폼 혁명, 플랫폼 자본주의, 플랫폼 사회 등의 용어가 플랫폼의 권력 행사와 그 영향력을 잘 드러낸다. 

이 책은 한국 사회 내 플랫폼의 선두 주자격인 네이버를 통해 플랫폼 성장과 권력의 정체를 들여다본다. 여기서 네이버는 플랫폼을 설명하기 위해 은유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자리에 카카오, 구글, 텐센트가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우리 일상 이곳저곳에 자리잡고 있다. 플랫폼의 성장과 활갯짓 이면에는 잊혀졌지만 다시 되살려 복기해야 할 존재들이 있다. 공적 자금의 투여, 이용자들의 적극적 참여, 이용자와 전통적 미디어들의 콘텐츠 제공, 그리고 이용자의 정보 제공 등이 없었다면 플랫폼의 성장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성장의 밑거름들을 잘 기억하지 않는다. 플랫폼들은 그를 지우고 자신의 영리함을 내세울 뿐이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명암을 들여다보는 이 책은 네이버 등과 같은 인터넷 기업이 포털에서 시작하여 메가플랫폼이 되기까지 소모해 버린 사회적 자원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그 같은 기억을 되살리면서 플랫폼을 사회화하여 사회 내 공공 의제, 사회 운동의 대상으로까지 다루어 갈 것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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