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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어 형성기의 새 국한혼용문의 등장과 그 변전
현대 한국어 형성기의 새 국한혼용문의 등장과 그 변전
  • 이지원
  • 승인 2021.09.0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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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균 지음 | 소명출판 | 507쪽

 

19세기 후반까지의 우리의 문자 생활은 사용자의 한문 문식력에 따라 한문 혹은 한글만을 사용하는 이중 언어적 양상을 띠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국어(국문)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1890년대 이후에는 국한혼용문이 한문이 차지했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이때의 국한혼용문은 앞에서 이야기한 새로운 국한혼용문이다.

한편 20세기 말까지의 문자 생활은 현대의 국한혼용문이 주류였고, 오늘날에는 한글 전용 문화가 정착되었다. 그렇다면 대한제국기에 문어의 주류였던 새로운 국한혼용문과 20세기 말의 문어의 주류였던 현대의 국한혼용문은 과연 무관한 것일까? 그리고 한때 현대 국한혼용문이 문어 생활의 중심이었던 것은 한글 전용 문화의 정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 책은 현대 국어의 문체 형성과 관련된 이러한 의문을 풀어 보려는 노력이다.

제1부에서는 현대 국어가 형성된 시기의 문체 변화를 살피는 데에 축(軸)이 될 만한 요소를 살핀다. 현대 한국어 형성기의 설정(제1장), 언문일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국한혼용문의 현대화(제2장), 국한 혼용과 순한글이라는 서사방식(書寫方式)과 문체 현대화의 상관성(제3장), 단음절 한자어 용언의 사용 양상을 통해 본 문체 변화(제4장) 등 문체 현대화를 관찰하는 데에 각각이 축(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적용해 살핀 것이다.

제2부에서는 새 국한혼용문을 사용한 대표적인 저작인 『서유견문』을 중심으로 대한제국기 국한혼용문의 특성을 살피는 한편, 대한제국기에 쓰인 여러 유형의 국한혼용문이 궁극적으로 하나로 통합되어 현대의 국한혼용문으로 변전하는 토대를 마련하였음을 확인한다.

『서유견문』의 문체 분석(제5장), 대한제국기 국한혼용문의 유형별 특징(제6장), 새 국한혼용문의 용언구 구성 방식(제7장)를 다룬 부분이 한 덩어리를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태동기와 환태기 초기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국한혼용문 텍스트와 순한글 텍스트의 공존을 보여주는 자료에 대한 검토(제8장)는 국한혼용문과 순한글이 대한제국기까지는 각각 서로 다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고, 국한혼용문의 문체 통합(9장)은 대한제국 말기에 이르러 새 국한혼용문이 현대의 국한혼용문으로 변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을 <대한매일신보> 사설을 분석하여 확인한 것이다.

제3부에서는 대한제국기에 주류였던 새로운 형식의 국한혼용문이 현대의 국한혼용문으로 변전되는 과정을 살폈다. 현대화 과정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실제 신문 사설을 바탕으로 그 가설을 확인했고(제10장), 1920년의 신문 사설이 1910년부터 1920년까지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1910년의 신문 사설이 보여주는 문체 특성을 전승하면서 문체 현대화를 위한 방향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한편(제11장), 창간 후 20여 년 사이의 동아일보 사설 전체를 대상으로 현대적 국한혼용문이 등장한 시기를 확인하고 그 함의를 살폈다(제12장). 마지막으로 1910년, 1920년, 1935년의 신문 사설에서 보조 용언 구성이 현대화하는 과정을 살펴하여 국한혼용문의 현대화가 환태기(일제강점기) 전반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된 것을 확인하였다(제1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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