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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문학의 대화
한중 문학의 대화
  • 이지원
  • 승인 2021.09.01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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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표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439쪽

 

근대 시기 문학을 통한 한중 교류의 역사를 탐색하다

이 책은 근대 시기 한중 간 문학 교류의 역사를 동아시아 관점에서 면밀히 고찰한 연구서이다. 1910년대 말 한국과 중국에서 근대 문학이 형성된 후 1930년대 중반까지 양국의 문학적 교류는 민간 차원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1937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함으로써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의 교류마저 유지되기 힘든 위기에 처했다. 이후 8ㆍ15 해방과 더불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듯했으나 곧이어 냉전 체제가 구축되고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문학을 통한 양국의 교류는 사실상 단절에 가까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이 시기를 중심으로 당시 엄혹한 현실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인 및 지식인들이 어떻게 문학적・사상적으로 소통했는지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먼저 중국 근대 문학 작품을 비평・번역해 국내에 적극적으로 소개한 이육사, 정래동, 김구경, 김태준, 이명선 등의 문예 활동을 자세히 기술하고, 당시의 신문, 문예지, 일기 등 다양한 자료에 의거해 이들이 루쉰을 비롯한 중국 문인들과 어떻게 문학적 대화를 이어갔는지 실증적으로 고찰한다.

이 책에서는 일제의 사상 탄압과 검열이 심했던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문인들이 이러한 활동을 이어나간 것은 중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유사한 역사적 상황에 놓인 중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사회 또는 한국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데 참조할 점을 발견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들과 문학을 매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인식하게 된 후스와 저우쭤런 등의 중국 문인들이 한국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음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러한 고찰을 통해 한중의 문인 및 지식인들이 단지 문학적・학문적 영향을 주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상적・감정적으로 교감을 나누었음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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