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10 (금)
몸의 연대기
몸의 연대기
  • 이지원
  • 승인 2021.08.25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우진 지음 | 소나무 | 344쪽

동아시아 몸 담론의 전개라는 관점에서

고찰한 한국적 몸의 연원

 

몸의 탄생과 변화를 추동한 수행론과 의학의 논리는 무엇인가? 

또한 수행론과 의학의 전개에서 특정 신체관이 지니는 의미와 철학적 특성은 무엇인가? 

 

사상사적 맥락에서 보면 동아시아 몸의 여정은 주로 도가ㆍ도교의 토대 위에서 전개되었다.

수행은 동아시아의 몸을 직조한 씨줄이다. 불교는 수행론과 의학 그리고 몸의 원형이 성립된 이후에 들어왔으므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유학은 몸과의 연관성이 높을 듯하지만 실제로는 몸 담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도덕적 자아라고 할 수 있는 심(心)을 중시하면서 몸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인 기(氣)를 방기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서양의학에 대한 동양의학이라는 관점에서 탐색되거나 동아시아 의학의 전개라는 맥락에서 연구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몸도 동서양의 비교사적 또는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탐색되거나 동아시아 몸의 전개라는 맥락에서 연구될 수 있다. 한국의 몸은 동아시아 몸을 견인했던 수행과 의학을 성공적으로 결합했고, 단지 선언에 그쳤던 유학이 의학의 철학이라는 구호를 실제로 구현했다. 모두 최초의 일이었다.

혹자는 수행론의 의학적 차용은 단순한 답습이라고 폄하할 수 있겠으나, 동아시아의 인간관을 보여 주는 구체적 사례로 또는 한국의 수행이 종교의 경계에 갇히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증거로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해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