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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경영학부 4학년 김유빈 씨, 데이터 거래앱 창업 '화제'
이화여대 경영학부 4학년 김유빈 씨, 데이터 거래앱 창업 '화제'
  • 하영 기자
  • 승인 2021.08.25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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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학부 4학년 김유빈 씨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거래앱 '캐다' 창업
- 서비스 6개월 만에 누적 가입회원 2만명 넘어…“데이터계의 이베이 꿈꿔요”

 “길에 누워있는 전동킥보드 사진을 촬영하고 위치를 알려 주세요” “당신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몇 도인가요?” 이렇게 소소한 질문에 답을 하거나 사진을 찍어 보내면 돈을 주는 앱이 있다면 어떨까? 이화여자대학교(총장 김은미) 재학생이 우리 주변의 소소한 데이터를 제공하면 현금으로 보상하는 ‘캐다’를 창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캐다’앱을 운영 중인 ㈜파프리카데이터랩 김유빈 대표 사진

 최근 탄탄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기업의 성장세에 코로나19 비대면 수요가 더해지면서 앱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이른바 ‘앱테크(앱+재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화여대 경영학부 4학년 재학생 김유빈 씨가 창업한 ㈜파프리카데이터랩의 ‘캐다’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캐다>앱은 사용자가 지금 있는 곳의 위치와 나이를 입력하면 수행하기 적합한 프로젝트를 자동 추천해준다. 비둘기 5마리 이상이 모여 있는 장면의 사진을 촬영하거나, 길을 막고 있는 전동킥보드의 사진을 촬영해 업로드하는 등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다. 이렇게 촬영된 비둘기 사진은 도시생태계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교 연구실에 전달되어 연구에 사용되고, 통행을 방해하는 전동킥보드의 데이터는 지자체에 전달되어 업무자료로 활용된다. 사용자들은 직접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현금성 포인트를 받는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바로 환전 가능해 ‘앱테크’에 관심 있는 유저들에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캐다>앱은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안돼 사용자가 2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액은 3억원을 돌파했다. 

 ‘캐다’앱은 사용자들에게 ‘앱테크’로 먼저 유명해졌지만 그 본질은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거래소에 두고 있다. 기존에도 국내 시장에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는 있었지만 데이터 수집 비용이 많이 필요해 대기업이 사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할 당시에 받은 동의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 거래하는 식이 주를 이뤘다. 김유빈 씨의 <캐다>앱은 개인이 주체적으로 데이터 직거래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데이터 단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기업과 같이 대규모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지 못한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도 각자 니즈에 맞는 데이터 수집 의뢰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김유빈 씨는 “능동적으로 데이터 거래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빠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고, 데이터 의뢰자는 모듈화된 데이터 템플릿을 통해 원하는 데이터의 형식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커스터마이징된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어 상호 윈윈이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캐다>앱의 주요 고객은 기존의 벌크형 데이터 거래소에서의 고가 데이터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연구기관과 스타트업들이다. 의뢰받은 데이터는 데이터의 수집 성격과 개수, 특수성 등에 따라 차등 요금이 적용된다. 

 <캐다>앱을 운영하는 ㈜파프리카데이터랩의 구성원은 김유빈 대표를 비롯, 모두 대학 학부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유빈 씨는 2학년 재학 중 이화여대에서 운영하는 도전학기제에 참가하고 기업가정신 연계전공을 이수하면서 새내기 창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이화여대 창업지원단이 주최하고 여러 대학이 함께한 겨울 스타트업 해커톤 캠프에서 지금의 공동창업자를 만나 ㈜파프리카데이터랩을 창업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김유빈 씨는 “처음 창업을 기획할 때는 데이터 거래가 아니라 설계 도면을 만드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기획했고 데이터로 사용될 설계 도면을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설계 회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거절을 당했다”며 “이후 플랫폼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당근마켓>, <와디즈>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는데 데이터 거래를 하는 플랫폼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캐다>앱 운영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MZ세대들인 만큼 <캐다> 앱과 웹의 구조를 자체 개발할 정도로 유능한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치 데이터 수집에 필요한 위도 경도 기반 데이터 맵핑, 수집된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도 검증을 위해 자체 개발된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 기술 개발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캐다>앱은 앞으로 개인에게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차원을 넘어 개인과 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거래하는 모델로 확장될 계획이다. 김유빈 씨는 “거래되는 데이터는 코드 한줄이 될 수 있고 인공지능 머신러닝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며 “구글, 넷플릭스와 같이 마이데이터까지도 책임지는 라이프스타일 마이데이터 탱크의 역할을 함으로써 초(超)개인화된 쉽고 편한 데이터 거래를 통해 국내 최대의 개인 중심 데이터 거래 플랫폼, 데이터계의 이베이를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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