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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조교'도 한참 늦었다
'AI 조교'도 한참 늦었다
  • 정민기
  • 승인 2021.08.17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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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은 변한 게 없다" ... 인공지능기술 도입도 늦어
미 조지아공대는 지난해부터 모든 강좌에 AI조교 투입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조지아 공과대는 IBM의 AI 왓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AI 조교를 활용하고 있다. 아쇼크 고엘 조지아 공과대 교수(컴퓨터 공학)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질 왓슨’이라는 이름의 AI 조교를 만들어 30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에서 질의응답과 퀴즈 출제·채점을 맡겼다. AI 조교가 얼마나 잘 작동했던지, 수업을 들은 학생 중 질 왓슨이 AI라고 생각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사례가 5년 전인 2016년 전의 일이라는 것이다. 이후 조지아 공대는 AI 조교를 계속 발전시켰고, 2020년 봄 학기부터는 모든 강좌에 AI 조교를 도입했다.

최근 『인공 지능 없는 한국』을 출간한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부)는 “대학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라며 한국 고등교육의 인공지능 기술 도입 현황에 대해 무겁게 입을 열었다. “현재 대학은 50년 전 대학에서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기껏해야 수업 시간에 파워포인트나 동영상을 활용하는 게 기술 활용의 전부인 셈이다.” 5년 전부터 AI 조교를 도입한 해외 대학과 비교하면 국내 대학은 10년 이상 뒤처진 상황이다.

한때 IT 강국으로 불리던 한국은 이제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 기술에서 소외돼버렸다. 지난 10년 동안 IT 강국의 신화에 취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에 도전할 동기부여가 부족한 점도 한몫했다. 위 교수는 “교수·학생·대학 모두 에듀테크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교수 개개인에게 에듀테크 도입을 위한 동기부여가 없다. 새로운 학습법을 도입하는데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뒤따르는데, 그것을 무릅쓰고 도입하더라도 교수 개개인에게는 아무런 이득도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등교육이 새로운 기술로 혁신을 이뤘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다. 위 교수는 “현재 대학은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기르지 않고 정해진 지식만을 빨리 암기시켜 내보내기만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창의력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수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것도 크다”고 했다. AI 조교와 같은 교육혁신 방안은 교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서술형 답안 채점이나 퀴즈·출결 등의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위 교수는 “AI 조교가 도입되면 교수들이 그동안 업무량이 늘어날 것을 두려워 엄두를 못 냈던 독창적인 수업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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