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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36.9% “양적 업적평가, 연구윤리 위반 계속돼”
교수 36.9% “양적 업적평가, 연구윤리 위반 계속돼”
  • 정민기
  • 승인 2021.08.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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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대학교수 연구윤리 인식조사
자료= 한국연구재단 「2021년 대학 교원의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에 관한 연구」 

대학교수들의 연구윤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수준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을 비교해보면, 2019년에는 92.2%의 응답자가 연구윤리 준수 수준이 높다고 답했고 2020년에는 92.3%, 올해에는 95.2%까지 올랐다. 연구윤리 준수 수준에 대한 응답은 성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연구윤리 위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원인으로 대학 교수들의 36.9%가 ‘연구자 간 치열한 경쟁과 양적 위주의 업적 평가 시스템으로 인한 성과 지상주의’라고 답했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연구비 획득 등 경제적 이익’이 19.9%로 나타났다. ‘연구부정행위를 해도 적발·검증할 수 있는 역량·의지 부족’이 11.2%로 뒤를 이었다.

대학 교수들이 연구윤리 위반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방안은 ‘성과에 대한 과열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평가제도 개편’이 29.9%로 가장 높았다. ‘연구윤리 교육 강화’가 18.7%, ‘연구윤리를 위반한 연구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14.4%로 뒤를 이었다.

연구윤리의 중요성을 높이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문장 유사도 검색 프로그램(카피킬러, 턴잇인 등)을 통한 확인절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정부, 대학, 학회의 연구윤리 관련 규정이나 지침에 관한 자료가 두 번째 원인으로 꼽혔다. 신문과 방송의 연구부정행위 관련 보도와 소속 기관 내 선후배·동료 연구자 간 대화, 소속 기관의 연구윤리 교육도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 본인이 아니라, 연구자가 속한 기관의 연구윤리 준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대학 교수 84.4%가 대학 등 자신의 소속 기관의 연구윤리 준수 수준이 높다고 응답했다. 이 응답에서는 성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교수(86.1%)가 여성 교수(77.7%)보다 소속 기관의 연구윤리 준수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연구부정 '의혹' 건수도 같이 늘어

연구자 소속 기관의 연구윤리 준수 수준 역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74%에 불과했던 수치는 2020년 77.5%로 올랐고, 올해에는 84.4%로 다시 증가했다.

연구윤리 준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증가하면서 연구부정행위 ‘의혹 건수’ 역시 증가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 4월 24일에 발표한 「2020 대학 연구윤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58건에 불과했던 연구부정행위 의혹 건수는 2018년 110건, 2019년 243건, 2020년 391건으로 증가했다. 연구부정행위로 제보된 의혹이 ‘최종판정을 받은 건수’는 2020년 110건으로 전년도 대비 19건 증가했다. 

조영돈 한국연구재단 윤리정책팀 팀장은 지난달 28일 전화통화에서 “연구부정행위 의혹이 최종 판정까지 가기 위해서는 평균 4.8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연구윤리 인식도가 좋아진다고 곧바로 연구부정행위 확정 판정 건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이어 “연구윤리 준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3~4년 후에 연구부정행위 최종판정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제보는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질까. 대학 교수의 66.9%가 이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남성 교수(69.7%)가 여성 교수(59.5%)보다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제보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관 유형별로는 국·공립대(69.1%)가 사립대(65.4%)보다 제보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보의 원활성이 낮다고 답한 비율은 7.9%에 그쳤다.

73.4%는 "연구부정조사 공정"

대학 교수들은 연구부정행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이 얼마나 높다고 생각할까. 응답자 중 73.4%가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와 검증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 교수(76.4%)가 여성 교수(65.2%)보다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마찬가지로 국·공립대 교수(76.3%)가 사립대 교수(71.3%)보다 연구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와 검증이 공정하다고 답했다. 

연구부정행위의 조사와 검증 과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5.3%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연구부정행위자의 지위와 영향력’을 28.9%로 가장 많이 꼽았고, ‘연구자 간 온정주의’라고 답한 비율이 26.5%로 뒤를 이었다. 한편, 연구부정행위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7.4%로 나타났다.

제보의 원활성과 조사·검증의 공정성 인식도 둘 다 최근 3년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보의 원활성 인식도의 경우, 긍정적인 답변을 보인 비율이 2019년 35.1%에서 2020년 56.9%, 올해 66.9%로 증가했다. 조사·검증의 공정성 인식도의 경우, 긍정적인 답변을 보인 비율이 2019년 36.1%에서 2020년 65.3%, 2021년 73.4%로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구윤리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대학 교수의 비율은 전년 대비 0.6% 감소해 87.2%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구윤리 교육은 83.3%가 온라인으로 시행됐으며 대면 교육은 15.4%에 그쳤다. 연구윤리 교육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이해’ 항목의 경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80%에 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연구재단의 과제를 수행한 국내 4년제 대학의 교수를 대상으로 연구윤리 인식수준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담은 보고서 「2021년 대학 교원의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에 관한 연구」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1월 6일부터 2주간 이메일을 통한 설문조사로 진행됐으며 총 2천292명이 응답했다.

조사에 응답한 교수 중 남성은 72.9%, 여성은 27.1%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는 10.1%, 40대 이하는 39.5%, 50대는 37.3%, 60대 이상은 13.1%였다. 국·공립대에 소속된 교수는 42.6%, 사립대는 57.4%였다. 학문분야별로는 공학이 31.5%, 자연과학 19.3%, 의약학 16.4%, 인문학 14.1%, 사회과학 9.6% 순이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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