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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김석선 교수 연구팀 “건강한 가족관계는 정신질환 예방효과 있어”
이화여대 김석선 교수 연구팀 “건강한 가족관계는 정신질환 예방효과 있어”
  • 하영 기자
  • 승인 2021.07.2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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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자녀 국내 217가족 조사 결과 유명 국제학술지 발표
- “한국사회 가족 ‘가족지지’ ‘가족갈등’ ‘가족친밀감’ 중요한 요소로 살펴야”

건강한 가족관계는 외로움과 우울감을 낮춰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자대학교 간호학부 김석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 자녀로 구성된 한국인 가족 651명을 조사한 결과 건강한 가족관계는 가족 구성원의 정신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선 교수

한국인들은 전 세계인 가운데서도 가족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가족 간 대화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세계가족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성인들은 대체로 가족 만족도가 낮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한국 성인들은 30%만이 자신의 가족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15세 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매일 가족과 대화하지만, 한국에서는 오직 28%의 청소년들만이 부모, 가족과 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긴 노동시간과 여가 및 개인시간 부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한국의 ‘워라밸(일-생활균형)’은 OECD 38개 국가 중 36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하위권이다. 

김석선 교수 연구팀은 최근 대한민국의 가족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Family Relationship Assessment Scale in Korean College Students Families’를 학술지 <FAMILY PROCESS>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버지, 어머니, 자녀로 이루어진 217가족(총 651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가족관계를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 가족 지지(family support), 가족 갈등(family conflicts), 가족 친밀감(family togetherness)이 건강한 가족 관계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밝혀냈다. 즉, 건강한 가족관계란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잘 대처하고 적응해나가도록 서로를 지지하고, 정서적 유대감이 있는 관계이다. 특히 개인이 독립된 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기보다 가족에 속한 구성원으로 이해되는 한국사회에서 가족 지지와 가족 갈등 그리고 가족 친밀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가족 지지’는 ‘우리 가족은 나를 지지한다’, ‘가족에게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 가족은 내 말을 들어준다’ 등의 내용이고, ‘가족 갈등’은 ‘가족에게서 소외된 기분을 느낀다’, ‘우리 가족은 나를 짜증나게 한다’, ‘가족끼리 의견 일치가 안 될 때 모욕적인 말과 행동으로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가족 친밀감’은 ‘우리 가족은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서로 의논한다’ 등에 관한 것이다. 

개인주의와 자율성을 강조하는 서구 문화와 달리 한국사회는 집단주의적 특성으로 인해 가족 간의 화합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가족관계 측정을 위해 한국문화와 집단주의적 가족 맥락을 포착할 수 있는 도구는 개발되지 않았고, 주로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백인을 표본으로 만들어진 도구만 활용되어 오고 있어 한국사회 특성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정신과의사, 가족상담사, 간호학자로 구성된 6명의 전문가 논의를 거쳐 집단주의 문화에서 가족관계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한 ‘한국가족관계평가척도(FRAS, Korean Family Relationship Assessment Scal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된 가족관계평가척도를 검증하기 위해 40~50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20대 대학생 자녀로 구성된 217가족을 대상으로 건강한 가족관계의 중요 요소, ‘가족 지지’ ‘가족 갈등’ '가족 친밀감'과 우울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가족의 지지와 친밀감은 우울감과는 부정적인 연관성이 있고, 가족 갈등은 우울감과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강한 가족관계는 낮은 우울감과 외로움으로 이어져 가족 구성원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가족관계의 특성은 의료전문가들에게도 정신건강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척도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건강한 가족관계가 가족 구성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기존 연구들이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했다면 이를 대학생 자녀로까지 확장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화여대 김석선 교수는 “건강한 가족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낮은 우울과 관계가 있다”며 “이는 구성원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간호학부 소속으로 가족의 영성과 정신건강 분야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김석선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가족 중재 프로그램으로 마인드가이드 대학생과 마인드가이드 커플(mindguide.kr)을 개발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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