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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출신 이종우 (주)한국호머 회장, ‘나눔의 삶’ 담아 낸 자서전 펴내
영남대 출신 이종우 (주)한국호머 회장, ‘나눔의 삶’ 담아 낸 자서전 펴내
  • 이지원
  • 승인 2021.07.23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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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출판기념회 열려
“‘모음’이 아니라, ‘나눔’이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 신념 평생 실천한 기업인
‘사회적 책임’ 실천해 온 그의 삶 ‘사회적 조명’…영남대 정규강좌에 활용

“어떻게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나누는 것이 삶의 가치를 결정한다!”

삶의 역경과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열정 하나로 극복한 성공한 기업가이자, ‘모음’이 아니라 ‘나눔’이 삶을 결정한다는 신념을 평생 실천한 기업인 ㈜한국호머 이종우(82) 회장, 그의 삶을 담아낸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출간됐다.

자서전의 제목은 그의 호 ‘송암(松岩)’을 따서 지었다.

21일 오후 1시 30분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이 회장의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21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한국호머 이종우 회장의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사진=영남대
21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한국호머 이종우 회장의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사진=영남대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과 영남대 최외출 총장, 정태일 영남대 총동창회장을 비롯해 김관용 전 경상북도 도지사, 영남대 이상천 전 총장과 서길수 전 총장 등 평소 이 회장을 존경해 온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찾아 자서전 출간을 축하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주요 영남대 동문들도 동영상을 통해 축하 인사를 전해왔다.

양준혁야구재단 양준혁 이사장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미스터트롯’ 가수 이찬원도 동영상을 통해 축하했다.

송암이종우장학재단 장학생들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축하인사를 전해왔다.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광복 이후 1946년 경북 김천으로 귀국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며 힘들고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배움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공군 전역 후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1964년, 27세의 늦은 나이로 영남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아침에 도시락 두 개를 손수 싸서 점심은 군대에서 저녁은 학교에서 먹으며 주경야독해 4년 만에 학업을 마쳤다.

이 회장은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힘들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당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면 늘 아픔으로 돌아와 가슴에 박힌다. 내가 너무 내 욕심만 차리고 있는 건 아닌지, 가장으로서의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그걸 감내하면서 우리 가족을 지켜준 아내에게 더 고맙다.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서전이 나올 수 있었다”고 지금까지 일군 그의 삶을 가족의 공으로 돌렸다.

이 회장은 1977년 경량철골 및 칸막이 자재 생산 전문업체인 (주)한국호머를 설립해 자신만의 성공신화를 써 나간다.

‘실패는 있지만 포기는 없다’는 각오로 연구와 기술 개발을 거듭하여,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신기술을 소개하며 건축 자재 국산화와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1980년대 당시 아시아 최고층 건물인 63빌딩과 여의도 쌍둥이빌딩으로 잘 알려진 LG트윈타워 공사를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만큼 이제 좀 스스로에게 호사를 베풀어도 될법하지만, 현재도 10년이 넘은 중형차를 직접 운전하며 스스로 세운 신념을 평생 꺾지 않을 모양이다. 

“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싣고 싶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내가 직접 운전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게 더 편하고 익숙합니다. 나한테는 꼭 필요한 만큼, 딱 그만큼만 있으면 됩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제 뜻을 온전하게 이해해주니 오히려 그게 더 고마울 뿐입니다.”

이 회장은 스스로에게 엄격한 것과 달리, ‘나눔’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큰 배포를 갖고 있다.

2019년 이 회장은 모교인 영남대에 5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해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로 있으면서 과학도서관 리노베이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거액의 발전기금을 리노베이션 비용에 보태기로 한 것이다.

현재 영남대 과학도서관은 새 단장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를 위해 2002년 영남대에 ‘송암장학회’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12억 원이 넘는 장학기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영남대 뿐만 아니라, 송암이종우장학재단을 설립해 전국의 고등학교와 대학 등에 장학기금을 전달하며 인재 육성에 힘 써오고 있다.

이 같이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이 회장은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260여 페이지의 책 한권에 이 회장의 삶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한참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인으로서의 책임감과 평생 나눔을 실천해 온 그의 삶은 사회적으로 조명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성장하는 것 자체가 기업인으로서 보람입니다. 하지만 기업인으로서의 노력이 국가적으로 보탬이 되어야 합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그렇게 창출된 가치를 내가 살아가는 사회와 함께 나누는 사회적 책임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이 같은 신념을 가진 이 회장으로서는 그가 거둔 성공의 결실을 사회로 환원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팔십 평생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의 삶도 나눔을 실천하는 데 있다는 이 회장. 자서전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출간은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펼칠 나눔의 삶을 위한 새로운 선언인지도 모른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영남대 최외출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종우 회장님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회장님의 삶의 기록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 세계 최빈국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오늘날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 개도국의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그 역사와 맞닿아 있다. 대한민국과 회장님의 삶의 역사에 온전히 녹아있는 ‘나눔, 봉사, 창조’, 이러한 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전수할 수 있도록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남대는 이 회장의 자서전을 정규 교양 강좌에 활용할 예정이다.

선배이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서의 이 회장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의 삶의 철학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제2, 제3의 이종우 회장을 배출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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