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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인화 된 맞춤형 교육과 개방적 학습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대학, 개인화 된 맞춤형 교육과 개방적 학습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 박강수
  • 승인 2021.07.14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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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혁신포럼_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강연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현재 우리의 의사결정 양과 질이 달라진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현재 우리의 의사결정 양과 질이 달라진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2030년이 되면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은 교육 기반 기업이 될 것이다.”

2021년 대학혁신포럼 첫날인 14일 기조강연자로 나선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토마스 프레이는 IBM 엔지니어 출신 미래학자로 1997년 미래학 싱크탱크 다빈치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전통적인 형태의 대학교육은 해체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2010년 한 인터뷰에서는 애플의 교육서비스 아이튠즈U를 예로 들며 “미래 교육은 교사와 학교에 덜 의존적인 고도로 개인화되고 언제 어디서든 가능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레이 소장은 기존의 대학 교육이 미래 변화에 부응하는 소양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2030년 사회에 진입하는 초년생들은 생애에 걸쳐 8~10번 직업을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100년마다 두 배로 늘어났던 인류 전체의 정보량이 지금은 매 12시간마다 두 배가 되고 있다”면서 기하급수적인 지식 폭발의 흐름에 대학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졌다.

미래의 직업은 특정 분야, 틈새 시장에 특화된 ‘마이크로 산업’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프레이 소장은 전망한다. 그는 “2040년까지 10만여 개의 신규 마이크로 산업이 생겨날 것이다. 생산도구에 대한 접근성이 모두에게 확대되면서 모든 사람이 생산자, 창조자, 혁신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은 대학이 처한 교육 공급 경쟁을 과열시킨다. 프레이 소장은 “사이버 보안이나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새로 만들어질 자격증 시스템이 또 다른 경쟁 주체”라고 지목한다.

 

인공지능 도제 교육과 오픈소스 대학으로

 

그가 제안하는 교육혁신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도제식 교육’이다. 지식을 주입하고 학위를 수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의 과제가 주어지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일대일 코칭을 받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결과를 성취해나가는 교육 방식이다. 책을 쓰거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거나, 비디오 게임 혹은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고 론칭하는 일련의 작업을 수행하며 실제 현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을 배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건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교육역량일 것이다.

두 번째는 이른바 ‘마이크로 크레딧’으로 개인화된 교육이다. 단일한 기관의 커리큘럼에 따라 학점을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와 영화 감상에서 테드 강연 시청에 이르는 다채로운 배움의 경험을 포인트제로 인정해 학점을 쌓도록 하는 개념이다. 프레이 소장은 ‘교육의 블록체인화’라고 설명한다. 기관과 제도에 구애받지 않는 무수한 체험이 학습으로 인정된다. 대학은 학위의 권위를 인증해주는 기관에서 오픈소스 형식의 플랫폼이 된다. 학위도 박사(Ph.D) 위에 여러 단계를 신설해 평생학습을 통해 성취할 수 있도록 하자고 그는 제안한다.

 

사진=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이  미래학자는 “우리가 대응하는 모든 정보는 과거의 정보다. 인간은 본성상 과거의 흔적에 집착한다. 사람들에게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게 그려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자신의 소명을 규정했다. 그는 “자가격리와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역사상 가장 큰 직업의 변천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로 나아가면서 뒷걸음질을 칠 수는 없다.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며 미래를 가늠하고 현재의 의사소통과 행동 양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과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회장 김석수)가 주관하는 2021 대학혁신포럼 ‘대학 혁신, 오늘과 미래를 말한다’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개최된다. 포럼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포럼 홈페이지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 143개교의 성과를 온라인 3차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

 

대학혁신포럼 홈페이지 화면.
대학혁신포럼 홈페이지 화면.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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