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쓰카 히사오와 마루야마 마사오』 나카노 도시오 지음 | 서민교 외 옮김 | 삼인 刊 | 321쪽
『일본과 아시아』 다케우치 요시미 지음 | 서광덕 외 옮김 | 소명출판 刊 | 474쪽
나카노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총력체제론’에 주목한다. 총력체제론이란 주변부 집단을 국민국가에 최대한 포섭해 국가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자원으로 동원·협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연구들은 전후엔 국민동원이 없었다고 말해왔는데, 나카노는 총력체제론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논하려는 저자의 시선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전후 지식인’ 오쓰카 히사오, 마루야마 마사오 둘에게로 향한다. 오쓰카는 베버와 마르크스 사상에 기반한 일본 경제사의 대가이며, 마루야마 역시 계몽적 관점에서 근대시민사회 건설을 주장해온 일본 정치사상의 거장이다.
그런데 이들 사상을 재검토 해보니, 1930년대 오쓰카는 전시동원이라는 맥락에서 ‘국민적 생산력’ 증강을 위한 근로를 강조했으며 전후엔 전후부흥의 맥락에서 생산력 동원을 주장했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한다. 마루야마의 사상 역시 1930년대 말~1940년대 초에 ‘아래로부터의 동원’을 주장함으로써 형성됐다고 저자는 본다. 국민총동원이 사실상 ‘최고도의 자발성’에 의거한 전시체제라면, 개인주의나 전체주의에 저항했던 마루야마의 사상 역시 국민 동원의 근거로 작용했던 것이라는 해석이다. 즉 전후 근대적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위로 구성됐다는 일본시민사회 속에는 알듯 모를듯 ‘동원사상’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나카노는 비판을 넘어서 전후 책임을 제대로 질 수 있는 ‘주체화’를 고민한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일본인이 분열되는 것’이라는 역설적인 답을 내놓는다. 다케우치는 그것의 극명한 방법론으로 루쉰, 중국의 전통과 결부된 사회주의에 대한 동조론을 편다. 여전히 혼란스러운 오늘날, 조국을 부정하면서까지 현실에 충실하고자 한 그의 고투가 잘 다가온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