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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아니다, 대학은 이미 망했다… 회생 위해 자기 혁신부터
위기가 아니다, 대학은 이미 망했다… 회생 위해 자기 혁신부터
  • 박강수
  • 승인 2021.06.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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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 개혁을 위한 국∙사립대 대토론회② 사립대학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방안과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사립대 토론회 발표를 맡은 김홍구 부산외대 총장,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 방효원 교수노조연맹 위원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사립대 토론회 발표를 맡은 김홍구 부산외대 총장,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 방효원 교수노조연맹 위원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지난 18일 국공립대 토론회에 이어 24일에는 부산벡스코에서 사립대 토론회가 열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축사 영상에서 “물에 빠진 사람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교육부는 자유형으로 나와라, 평형으로 나와라 이런 식의 지시와 통제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하는데 대학에 자율성 줘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 발표에서는 사립대학 재정정책, 사립대학 공공성 회복을 위한 법제화, 교원 정책 혁신 등 주제가 다뤄졌다.

거버넌스 혁신한 사립대부터 재정 지원해야

첫 발표자로 나선 김홍구 부산외국어대 총장은 벼랑 끝으로 몰린 사립대 재정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은 전체 대학의 86%가 사립대학이며 이들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2019년 기준 53%에 달한다. 신입생이 줄면 등록금이 줄고 이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보충되지 못하고 그대로 누적돼 영구적인 적자 손실로 이어진다. 이성범 인제대 경영전략실장은 “신입생 충원에 실패한 대학은 존속 가능성을 우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 지원도 변변치 못하다. 김 총장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교육예산 중 고등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이며 그나마도 이 중 70% 정도가 국가장학제도 프로그램과 국립대 운영지원에 할당돼 있다. 김 총장은 “현재 필요한 것은 혁신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회생을 위한 지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한다. 이 실장 역시 “지방사립대학들은 인건비 동결, 학과통폐합 등으로 자구책을 펴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면서 “정부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홍구 부산외대 총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김 총장은 현재 활발히 논의되는 재정 지원 대책으로 △사립대에 대한 경상비 보조가 가능하도록 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 도입 △기존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대학 예산을 통합한 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현행 정부 혁신지원사업비 대폭 증액과 용도 제한 완화 등을 소개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거버넌스에 기초해 운영하는 사립대학을 정부가 선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도적 보완 없이 사학비리 근절은 불가능

두 번째로 연단에 선 양성렬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광주대)은 “사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사립대 공공성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사학비리 근절은 제도적 보완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사립대학법 제정을 요청했다. 양 이사장은 “현행 사립학교법은 학교가 아닌 법인을 위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사립학교법과 이에 기초한 그간의 판례들에서 사립대학이 사학재단의 사유재산으로 간주되어 왔기 때문에 교육기관으로서 사립대가 갖춰야 할 공공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양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처럼 투명한 회계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홍구 부산외대 총장,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 방효원 교수노조연맹 위원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양성렬 사교련 이사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세 번째 발표를 맡은 방효원 한국대학교수노동조합연맹 위원장(중앙대)은 “대학은 위기가 아니라 이미 망했다.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회생 불능”이라는 진단으로 입을 뗐다. 방 위원장은 교원 정책의 대대적인 혁신을 요청하며 핵심 대안으로 △국가 단위 교원인사위원회 등 채용기구가 직접 운영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임용 절차 확립 △비정년트랙 제도 개혁 △정책 차원에서 학문후속세대의 박사학위 관리를 꼽았다. 특히 비정년트랙 제도에 대해서 “단기적으로는 교육부가 비정년트랙 교수의 재임용, 학기당 최소시수 등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규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효원 교수노조연맹 위원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방효원 교수노조연맹 위원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다만 국가가 관여하는 교원인사시스템에 대해서는 “자치분권, 민주적, 현장 중심적 인사를 지향하는 시대의 흐름에 배치된다”는 강신철 대학정책연구소장(한남대)의 반론이 제기됐다. 강 소장은 “현재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는 의사결정 권한이 너무 중앙에 집중돼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 권한을 교육당사자들에게 내려줘야 한다”면서 “일부 부작용이 있더라도 모든 의사결정 권한은 분사될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강신철 대학정책연구소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강신철 대학정책연구소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관료와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토론자로 참석한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장은 “사립대가 고등교육 보편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교육부를 비롯해 전 국민이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오늘 제안된 정책들은 해당 부서에 전달해 인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송 과장은 “교육부에 예산을 주는 주체, 심사 하는 주체는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등 소위 ‘실세’라 불리는 타 부처들이다. 실제 대화해보면 사립대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면서 “이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사례와 논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일에 대해 (교육부와 교수단체가) 함께 발전적 토론을 이어가는 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폈다.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장.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토론 사회를 맡은 권선필 목원대 교수 역시 “내용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는 만들어졌으나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이 자리가 아니라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 기재부, 행안부 등 실권을 쥔 관료들, 그리고 언론과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해나갈 것인지가 공동의 과제”라는 말로 결론을 갈무리했다.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사진=유튜브 생중계 캡처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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