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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 "향후 10년 교육과정에 '휴머니즘'이 빠졌다"
한국철학회, "향후 10년 교육과정에 '휴머니즘'이 빠졌다"
  • 정민기
  • 승인 2021.06.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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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 교육부 '2022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성명 발표
"미래 사회의 실존적 문제 야기할 휴머니즘이 빠져있다"
김성민 한국철학회 회장(건국대 철학과 교수)
김성민 한국철학회 회장(건국대 철학과 교수)

한국철학회(회장 김성민 건국대 교수)는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는 휴머니즘 교육’ 강화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한국철학회는 지난 4월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에 미래 인재 양성에 필수적인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는 휴머니즘 교육’이 누락돼 있다고 보고 휴머니즘 교육의 강화를 천명하고 있다. 

학회는 우리 사회가 “계층, 지역, 세대, 남녀, 진영을 망라한 갈등과 분열 그리고 대립과 혐오가 매우 심각”하며 “‘박사 방’ 사건이나 인공지능 ‘이루다’ 사건이 여실히 보여주듯 디지털기술과 결합한 반인륜적 범죄들은 반인간적인 폭력에 대한 무감각이라는 근본악을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과 생명조작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정체성 및 생명의 물화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지구적 차원의 “기후 재앙과 환경 위험 그리고 팬데믹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 겪게 될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정신으로서 휴머니즘에 대한 성찰과 이에 대한 집중된 형태의 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철학회는 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을 통해 21세기가 요구하는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 교육체제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만, 미래인재 양성에 중요한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의 핵심인 휴머니즘 교육이 미흡하다고 보고 이의 강화를 주장했다.  

첫째, 교육부는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과정 운영’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에 별도의 항목으로 포함하고, 첫 번째 기본원칙 및 방향으로 정해야 한다. 

둘째,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고교교육과정에 해당 교과군을 별도로 구성하고 관련 교과목을 개발하는 등 교육과정을 독립적으로 편성·운영해야 한다.

셋째,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을 통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휴머니즘과 연관된 학문 분야(윤리학, 철학, 종교학 등)의 학술단체 또는 관련 전문가 그룹을 모두 망라하는 통합연석회의를 가져야 한다.

한국철학회는 본 사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산하에 ‘도덕 및 융합교육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철학계는 물론 도덕윤리학계 및 종교학계 등과 워크숍 등 공동협력 모임을 통해 다각적인 대응을 모색할 예정이다. 아래는 성명서 본문.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한국철학회 성명서 전문

교육부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는 휴머니즘 교육’을 강화하라

지난 2021년 4월 20일 교육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미래형 교육과정 추진계획」 발표회를 열고, 6개 항에 걸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을 발표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및 미래 사회의 변화에 맞춘 삶과 역량의 함양으로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학생의 개인의 자질과 독특성에 맞춘 학생 중심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지속가능한 미래 및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교육내용의 강화, 자율성을 중시하는 교육과정 운영 체제의 구축, 디지털 기술에 적합한 교육환경의 구현 등, 21세기가 요구하는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교 교육체제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철학회’는 이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향후 십 년을 내다본 교육부의 이런 원칙과 방향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한국철학회’는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21세기를 살아갈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에서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근본이 되는 교육의 핵심은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혼종적으로 뒤섞이는 사회에서 ‘인간’ 그 자신을 성찰하고 인간다움의 가치를 그 스스로 만들어가는 인문학적 사유 능력의 함양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현대사회의 삶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우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갓 이수하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의 자존감이나 주체성, 타인과의 공감 및 공존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덕목들에 대한 감각 및 이성적 인지능력에 대한 함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만 18세부터 주어지는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권자로서의 판단능력 및 주체적인 의식과 더불어 시민적 덕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사유 능력의 함양을 저해해 왔을 뿐만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인 ‘나’는 누구이며, ‘타인’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고, 또한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성찰의 부재를 낳았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계층, 지역, 세대, 남녀, 진영을 망라한 갈등과 분열 그리고 대립과 혐오가 매우 심각하다. 또한 ‘박사 방’ 사건이나 인공지능 ‘이루다’ 사건이 여실히 보여주듯 안타깝게도 디지털기술과 결합한 반인륜적 범죄들은 반인간적인 폭력에 대한 무감각이라는 근본악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기에 2020년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국가 인공지능 윤리기준」”을 발표하면서, ‘인간성’을 최고의 가치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의 미래 세대는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고도의 과학기술문명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들은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해서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복잡한 관계망을 형성하고 살아야 한다. 게다가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과 생명조작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정체성 및 생명의 물화라는 위험을 동반하고 있으며 전지구적 차원에서 고조되고 있는 기후 재앙과 환경 위험 그리고 팬데믹 위기는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 겪게 될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정신으로서 휴머니즘에 대한 성찰과 이에 대한 집중된 형태의 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휴머니즘은 인간 개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적 관계를 포함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를 우선시 하는 인류 역사의 고귀한 정신이다. 인간이 자아 성찰을 통해 인간다운 도덕적 품성과 역량을 갖추는 일(인본 정신의 함양)과 더불어 타인·공동체·자연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와 윤리를 함양하는 일(사회적 가치의 함양) 모두가 중요하다. 이 모두는 인간이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우리나라 교육의 근간이 되는 「교육기본법」에서는 모든 개인으로 하여금 인성을 함양하고 인격을 도야하며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는 전인적 교육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인성교육진흥법」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인성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휴머니즘 교육은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의 핵심이다. 이러한 법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인간 개개인의 가치로운 삶과 바람직한 사회생활에 근간을 이루는 휴머니즘 교육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우리 ‘한국 철학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다음의 사항을 엄중히 요구한다. 

하나, 교육부는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과정 운영’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방향>에 별도의 항목으로 포함하고, 첫 번째 기본원칙 및 방향으로 정하라.

둘, 교육부는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고교교육과정에 해당 교과군을 별도로 구성하고 관련 교과목을 개발하는 등 교육과정을 독립적으로 편성·운영하라. 

셋, ‘인본 정신과 사회적 가치 함양을 위한 휴머니즘 교육’을 통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휴머니즘과 연관된 학문 분야(윤리학, 철학, 종교학 등)의 학술단체 또는 관련 전문가 그룹을 모두 망라하는 통합연석회의를 제안한다.

2021년 6월 21일 

한국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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