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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대학 특성 살리며 온·오프 ‘협업’으로 미래교육 하자”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대학 특성 살리며 온·오프 ‘협업’으로 미래교육 하자”
  • 김봉억
  • 승인 2021.06.2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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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사이버한국외대 총장)

“앞으로의 교육은 수요자 중심, 맞춤형 교육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사이버대학은 맞춤형 교육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사이버대학은 오픈 소스 개념으로 갑니다. 
20년 노하우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어요.”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사이버대학 20년, 전국 사이버대학의 연합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김중렬 회장(사이버한국외대 총장·사진)을 지난 8일 사이버한국외대 총장실에서 만나 사이버대학의 속사정, 일반대학과의 차별성, 미래 발전방향을 들었다. 
 
“사이버대학은 진짜 고민이죠. 일반대학이 온라인 대학으로 간다면, 우리도 어렵죠. 그런데 온라인 강의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사이버대학들은 수업은 물론, 출결, 시험 등을 다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구축하는 데 100~300억 원을 들였습니다.”

사이버대학의 20년 노하우를 살려 일반대학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전체 고등교육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현실은 각자도생에 가깝고, 사이버대학에 대한 이해가 높지는 않은 편이다. 실례로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긴급 대응책으로 한국대학원격협의회가 사이버대학의 콘텐츠(교양과목, 단기과정)를 개방하고 공유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콘텐츠를 활용하겠다는 대학은 많지 않았다. 

김중렬 회장은 “각 대학의 특성을 살리되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협업하며 활성화하면 이게 미래 교육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의 교육은 수요자 중심, 맞춤형 교육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이버대학은 맞춤형 교육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미달 사태 등 대학의 위기가 심각합니다. 반면에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이버대학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은 것 같습니다. 
“사이버대학은 2021학년도 1학기 3월1일자 기준으로, 21개 사이버대학들의 신편입생이 작년대비 6천936명이 증가한 것으로 최근 비공식 집계가 됐습니다. 사이버대학은 2학기에도 학생들을 모집하기 때문에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됐고, 지난 20년간 온라인 교육을 주도한 사이버대학들의 질적 성장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됩니다.”

△ 코로나19를 맞으며, 일반대학도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부도 지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은 일상화될 텐데요. 사이버대학의 차별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사이버대학은 20년 동안 온라인교육의 운영 노하우와 학습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사이버대학들이 우수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 온라인 교수학습법, 온라인교육 시스템(온라인 실시간 세미나 시스템, 온라인 논문지도 시스템, 이공계 학과의 온라인 실습 시스템, LMS 등)을 갖추고 있다는 게 일반대학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사이버대학은 고등평생교육에 특화돼 있어요. 20대 초반의 학령적령기 학생이 대부분인 일반대학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교육기관입니다.   

사이버대학은 온라인으로 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에 국제화와 세계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최근 사이버대학은 아세안대학 이러닝 지원 사업에 참여하여 해외 대학에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 사이버대학과 일반대학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교양과목을 공유한다든가, 학생들이 졸업하면 애프터 서비스차원에서 사이버대학의 콘텐츠를 활용한다든가, 이렇게 협업의 형태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서로 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사이버대학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사이버대학은 오픈 소스 개념으로 갑니다. 20년 노하우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어요. 학비 정산만 잘 이뤄지면 얼마든지 공유할 수 있어요. 오프라인 대학은 별도 투자를 하지 않고도 양질의 콘텐츠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학교 특성을 살리되, 온·오프 교육을 활성화하면 미래 고등교육의 질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준비돼 있습니다.” 

△ 사이버대학의 재학생 가운데 직장인이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은 직장인 교육 노하우를 쌓아 왔는데요. 현실은 어떻습니까. 
“일반대학은 평생학습 단과대학 설립 등으로 이미 평생교육의 첫걸음을 내딛은 상태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은 설립 초부터 고등평생교육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는 연령대 학생 비율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대가 약 30%, 30대가 약 20%, 40대가 약 25%, 50대 이상이 약 15%입니다. 전문학사 및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학생도 약 35%나 됩니다. 이는 단순히 학위만이 목적이 아니라 평생학습을 위해 사이버대학에 입학한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사이버대학 재학생 중 약 70%가 직장인입니다. 이들은 공부하면서 현재 직장에서의 전문성 향상, 이직, 창업, 은퇴 후의 인생설계 등 제2의 인생을 위해 사이버대학을 선택한 학생입니다. 사이버대학은 직업재교육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대학과 달리 급변하는 시대에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여 AI융합 관련 학과, 유튜브 확산에 따른 유튜버학과, 온라인 시장의 확대 및 발전에 따른 온라인커머스학과 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학과를 개설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매년 21개 학과들이 신설·개편되고 있다는 것은 미래의 원격교육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 직장인들은 어떤 요구가 많은가요. 
“25분 수업도 지겹다는 의견이 있어요. 마이크로·나노 디그리 요구가 많아요. 강의 콘텐츠를 세분화해서 클립형으로 나눠 보고 싶다는 겁니다. 마이크로 러닝은 2~3분 분량의 콘텐츠로 구성됩니다.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는 것이죠. 직장인들이 원하는 것은 단기과정으로 짧게 볼 수 있는 게 없냐는 거예요. 

사이버대학은 특성화가 중요합니다. 차별화되지 않으면 사이버대학도 어려워질겁니다. 사이버외대는 외국어 중심, 원광디지털대는 한방, 요가, 명상이 특화돼 있고, 대구사이버대는 특수치료에 강점이 있습니다. 이런 특화가 돼 있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봅니다.”

△ 사이버대학, 일반대학, 전문대학 등 전반적인 고등교육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회장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고등교육법 제29조 제2조제2항(대학원의 종류)에 원격대학(사이버대학)에는 특수대학원만 운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9월23일 교육부가 규제개선 정책발표를 하여 사이버대학에 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 학위과정 및 심화과정 설치를 위한 고등교육법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 교육위에 상정되어 차기 법안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9개 사이버대학이 17개 특수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600여명의 졸업생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평균 입학 경쟁률도 2대1이며 매년 입학지원자들이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최근에 실시된 원격대학 박사과정 제도개선을 위한 기초연구조사는 사이버대학 특수대학원 졸업생 약 80%가 박사과정 지원의사를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에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이 새롭게 설립되면 많은 성인학습자들에게 미래고등원격교육의 고도화된 학문적 가치창조와 차별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사이버대학 전문학사과정에 심화과정이 설치되면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직업교육은 물론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학과의 운영을 통해 온택트시대에 꼭 필요한 고품격의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한 획기적인 교육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 사이버대학의 미래 대학으로서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온택트시대에 우리나라 미래 원격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해 사이버대학의 역할과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매우 중요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교육세계를 우리 21개 사이버대학들은 20년 전에 이미 개척하여,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통해 오늘의 당당한 미래 고등교육기관으로 성장하여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사이버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속에서 원격교육을 위한 준비된 대학으로 계속 발전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미래형 사이버대학인 미네르바 스쿨 같은 교육기관도 규제의 완화와 함께 자생적으로 그리고 자율적으로 태동할 것입니다. 

사이버대학은 미래 고등교육의 유일한 생존대학으로서 교육혁신의 모델을 창조하고 획기적인 인프라구축(차세대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등)은 물론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학사제도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대내적으로는 Online Degree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Micro Degree & Nano Degree까지 개설할 중장기 발전계획 연구도 완료한 상태입니다.

원대협은 지난 2월에 성인학습자 역량강화를 위한 ‘AI융합교육원’을 산하에 설치하고, 사이버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우수한 AI아카데미 온라인 10개 교육과정을 시범 운영중에 있는데 이는 이러한 계획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향후, 전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AI융합교육 확대 서비스를 통해 사이버대학은 미래 원격교육의 관심대학으로서 그 우수성을 인증 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사이버대학의 중장기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더 이상 학교에서 직접 대면수업을 듣는 것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많은 분들이 온라인 교육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전통적인 교실수업이 아닌 온라인 교육, 그리고 블렌디드러닝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자연스럽게 온라인교육의 선두두자인 원격대학(사이버대학)이 주목을 많이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오프라인대학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 강의식이나 기획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콘텐츠를 수강하도록 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교육의 질에 대해 불만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온라인교육은 부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이버대학은 오프라인대학과 달리 20년 동안의 사이버대학의 교육운영 노하우와 고도화된 학습경험(차세대 LMS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 시 기획단계부터 학습효과를 고려한 교수설계를 하는 등 질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사이버대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온택트시대에 사이버대학은 질적인 부분에 더 투자하여 향후 미래 원격교육을 주도하는 창조적 롤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은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66세)은 경기고(70회)를 나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채플힐)에서 경제학 박사를 했다. 경제발전론과 노동경제학, 계량경제학을 전공했다. 1988년부터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로 지내며, 교수협의회 회장과 대학평의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2017년 9월부터 사이버한국외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2019년 3월부터 한국원격대학협의회 11대 회장에 이어 12대 회장으로 연임 중이다. 현재 교육부 제4기 평생교육진흥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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