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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정보기관의 역사: 파라오부터 NSA까지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파라오부터 NSA까지
  • 이지원
  • 승인 2021.06.17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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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크리거 지음 | 이미옥 옮김 | 에코리브르 | 504쪽

 

비밀정보기관과 스파이,

잠재적 적을 염탐하고자 하는 욕구의 실현! 

정보기관은 모든 나라에 존재하고, 모두 각 국가의 이익을 위해 복무한다. 그 역사 역시 유구해서 고대 이집트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알렉산더 대왕 시대의 군사 첩자와 오늘날처럼 인공위성과 컴퓨터를 이용해 설명하는 정보원이 똑같지는 않다. 하지만 정치의 기본 원칙, 심지어 군대의 기본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하다. 특히 인간적 요소, 이를테면 한 사람의 첩자에 대한 신뢰와 불신 사이의 갈등은 더욱 그렇다. 

이런 정보기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이중적이다. 잠재적 적의 동태를 파악해 우리를 지켜준다는 인식과 함께 도·감청을 통해 민간인 사찰 등 불법을 자행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광범위한 감찰은 전 세계를 분노하게 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국이 감찰한 대상은 테러 집단뿐 아니라 이들을 지원한 국가, 평범한 시민들, 더 놀라운 것은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외국 정상들까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덴마크 공영라디오방송인 DR은 ‘미 국가안전보장국(NSA)이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의 해저 정보 케이블을 이용해 2012~2014년 독일·프랑스·스웨덴·노르웨이 등의 고위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2021년 6월 1일 자 〈서울신문〉)”.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이런 일이 계속된 것이다. 

한편 미국 국가안전보장국 스캔들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국가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는지 잊고는 한다. 사이버 공격은 에너지 공급, 교통망과 통신 체계, 공장, 은행, 병원 등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회간접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런 공격을 막으려면 비밀 정보원의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대량학살 무기로 인한 위협과 테러 위협이 비밀 정보 업무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런 위험을 적시에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비밀 정보 수단과 그에 상응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물론 결코 영웅적이지 않으며, 혐오스러운 동전의 또 다른 측면도 있다. 첩보 업무는 오래전부터 인간을 억압하고 품위를 떨어뜨리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특히 독재자들이 통치할 때 그러했지만, 민주주의의 역사에서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 책은 비밀리에 행해지는 첩보 활동과 고대부터 냉전의 종식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첩보기관의 장구한 역사를 조망한다. 특히 스파이 역사에서 등장하는 유명한 이름이나 부수적 사건보다는 비밀 정보 활동이 역사적 배경에서 어떻게 이해되었는지를 더욱 심도 있게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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