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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의무의 한계
국가 의무의 한계
  • 이지원
  • 승인 2021.06.11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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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스펜서 지음 | 이상률 옮김 | 이른비 | 164쪽

사회진화론으로 19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으나 20세기에 가장 폄하된 사상가. 영국 사회학의 창시자 허버트 스펜서는 ‘종합철학 체계’를 세우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국가 의무의 한계』는 바로 스펜서가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 말년의 저작인 『윤리학 원리』에서 ‘국가’에 대해 논한 부분(2권 4부 제23~29장)을 번역한 것이다. 국가의 성질, 국가의 정체, 국가의 의무와 그 한계를 범위로 해서 정부의 기능, 개인의 자유, 제도 개혁, 사회 개선 등 다양한 논의를 펼친다. 

스펜서는 국가가 호전형(militant) 사회에서 산업형(industrial) 사회로 전환되는 시대에는 신분 체계보다 계약 체계가, 강제성보다 자발성이, 협업보다 분업이, 정부 주도보다 비정부 주도가 발달하므로, ‘전문화’와 그 결과로 생기는 ‘제한’은 사회 구조에 이롭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이 책에서 행정의 전문화를 통해 정부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제한된 국가’(limited state)를 주장한다. 말 그대로 정부 활동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정부의 기관들은 무기력하거나 부주의하거나 느리고’, ‘관료주의의 악습은 모든 종류의 공공 조직에 두루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펜서에 따르면 문명의 가장 위대한 진보는 정부 활동의 산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진화의 산물이다. 진보는 입법이나 강제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자발적인 협동에서 생겨난다. 부록의 「자발적 개혁」은 그의 국가 철학의 일단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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