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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종대 실종된 수익사업체를 찾아서
초점: 세종대 실종된 수익사업체를 찾아서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1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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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수익사업체, 이사회 의결없이 정관서 빠져

세종대 재단인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수익사업체를 정관에서 빼내 이사장이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세종투자개발 주식회사(대표이사 박광해, 이하 세종투자개발)는 연간 3억원의 순수익을 내는 대양학원의 주요 수익사업체였으나, 1999년부터 대양학원의 기본재산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투자개발은 충무로 소재 세종호텔 등의 운영회사로 대양학원이 주식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1998년과 1999년, 대양학원이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 제출한 기본재산현황을 살펴보면, 1998년 34여 억원의 수입을 낸 세종투자개발이 수익사업체로 등록돼 있는 데 비해 1999년에는 수익사업체가 없는 것으로 등록됐다.

 

또한 일부 이사진에게 확인 결과, “세종투자개발과 관련한 이사회를 연 적도 없을뿐더러 정관에서 빼도록 의결한 적도 없다”라고 말해 세종투자개발이 대양학원의 수익사업체에서 제외된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사학법인의 수익사업체를 정관에서 삭제하는 등 변경하려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교육부의 매각 처분 허가 등을 받아야만 한다.

 

세종대 설립자이기도 한 주영하 이사와 고원증 이사는 “이사회에서 세종투자개발을 정관에서 삭제한다는 안건을 상정하지도 의결한 적도 없다”라며 “최근에서야 세종투자개발이 정관에서 삭제된 사실을 알았다”라고 밝혔다. 두 이사는 “주명건 이사장이 세종투자개발을 사유화하기 위해 이사회 회의록을 조작, 교육부에 허위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양학원 관계자는 “98년 당시 실무자의 실수로 세종투자개발이 수익사업체로 표기됐을 뿐 수익사업체가 아니다”라며 단순한 ‘행정착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만일 매각 처리됐다면 교육부의 처분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대양학원의 1997년과 1998년을 대비한 수익사업체 현황에 따르면, 자본금이 35억원으로 변동이 없어 1997년에도 세종투자개발이 수익사업체에 포함돼 보고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사장이 세종투자개발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양학원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세종투자개발은 대양학원의 수익사업체가 아니라 출자회사였을 뿐이며 이사장과 사무총장은 개인 주주로 세종투자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세종대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수익사업체를 변경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종합감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세종대 비리 문제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당시 세종대가 제출한 기본재산현황 자료와 교육부의 매각 처리 허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세종대는 각종 재정 비리 의혹과 학내 분규 등으로 지난 10월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고 다음달 감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세종호텔은 세종대의 전신인 수도여자사범대의 교지에 설립되면서부터 대양학원의 수익사업체로 알려졌으나 1999년부터 대양학원의 수익사업체에서 제외돼, 교지에 대한 임대료만 지난해부터 월 4천5백만원을 세종대에 지불하고 있다.

 

현재 세종투자개발에는 주명건 대양학원 이사장, 최승구 대양학원 사무총장 등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어, 인적 구성면에서도 이사장 사유화 의혹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양학원 이사회는 설립자인 주영하 이사와 전 총장이었던 고원증 이사를 제외한 7명의 이사 중 5명이 모두 서울고 출신으로 밝혀져 학벌 위주의 족벌 운영이라는 지탄도 받고 있다. 실제로, 주명건 이사장과 유승필 이사가 서울고 17회로 동기이며 김두호 이사가 2회, 김명호 이사와 임창무 이사가 5회로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최승구 재단 사무총장은 서울고 19회, 김덕영 사무처장과 이석규 학생처장은 21회, 오성 입학처장과 유동근 경영대학장은 23회로 학내 보직인사의 대부분도 서울고 출신이 장악하고 있었다.

 

박춘노 ‘세종대 재단퇴진과 김동우 교수 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지인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이사회 합의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수익사업체를 정관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세종투자개발을 대양학원과 무관한 독립회사로 만들어 이사장이 사유화하려고 했는지 등을 교육부 감사 결과에서 명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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