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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능력인가, 대학개혁 추진력인가
경영능력인가, 대학개혁 추진력인가
  • 교수신문
  • 승인 2001.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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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15 17:46:48
“대학총장은 학생들에게는 친구이며, 교수들에게는 동료이고, 졸업생들에게는 쓸만한 친구이고, 이사들에게는 건전한 관리자이며, 일반 대중에게는 탁월한 연설가이고, 재단이나 정부의 관계기관에 대해서는 기민한 교섭자이고, 주의회에 대해서는 정치가이고, 산업계·노동자·농민에게는 동지이며, 기부자에 대해서는 설득력있는 외교관이고, 일반적으로 교육에 대해서는 무엇이든지 알 수 있는 박식가이고, 기자들에게는 대변인이며, 고유한 전공분야에서는 훌륭한 학자이다”

클라크 커 미국 전 캘리포니아대학 총장의 이 메시지는 총장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담아두고 한번쯤 곱씹어 보았을 경구다. 어느 시대에나 총장은 대학 안팎으로 접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통한다. 그만큼 총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힘들고 어려운 자리라는 뜻이다. 그는 특히 현대 ‘멀티버시티’ 총장은 무엇보다 조정자의 역할이 중시된다고 보았다. “학생들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고, 교수들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하며, 이사회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이들 서로간에도 誼를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말하자면 학내의 평화유지가 총장의 첫 번째 임무이다.”

우리나라에도 나름의 총장론을 주창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상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한국적’ 대학 총장론 주창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97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총장워크샵에서 과업지향적-인화지향적 지도성과, 현상유지적-발전지향적 지도성이란 두 축으로 총장의 유형을 4가지로 구분한 개념모형을 통해 한국대학의 총장상을 제시했다. 이 모형을 통해 그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는 ‘체제관리자’, 구성원들간의 갈등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쟁조정자’, 사회변동 추세에 맞춰 대학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변화촉진자’, 구성원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수렴해 대학을 발전시키는 ‘민주적 지도자’ 상이 중시된다고 보았다. 이 총장은 “이러한 4가지 유형을 바탕으로 총장은 대학의 기본가치를 수호해 가야 한다”며 현실에 맞는 대학 총장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했다.

김종량 한양대 총장은 ‘신총장론’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95년 대교협 총장하계세미나에서 변화와 개혁의 흐름에 대학이 적응해 가기 위해서는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변화촉진자’로서의 총장의 역할론을 주창했다. 대학의 탈바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총장의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는 “대학혁신의 관건은 대학내 모든 집단이 승복하고 따라올 수 있게 비전과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는 곧 대학 총장의 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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