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17년간 자원봉사한 대학에 딸이 5년간 기부한 일이 알려져 화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료학과 송근정(57) 교수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자원봉사 하던 성공회대학교에 장애학생을 위한 장학금과 시설개선에 써달라며 2016년부터 5년간 총 3천만 원을 기부했다.

 송근정 교수는 매월 드리는 용돈을 아버지가 사양하자 아버지가 자원봉사하고 있는 성공회대에 장애학생을 위한 기금으로 매월 50만 원씩 5년간 기부했다.

 장애학생을 위해 기금을 사용하도록 지정한 데는 시각장애인이었던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성공회대는 이 기금을 송근정 교수 부모님의 이름을 따 송태원-현풍섭 기금으로 명명하고, 장애학생 장학금과 시각장애인 학습보조기 구입, 공간 개선 등에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 송태원(84)씨는 퇴직 후 성공회대 중앙도서관 내 성공회역사자료관에서 17년간 자원봉사를 하다 지난해 은퇴했다.

 성공회역사자료관에는 고서적, 고문서, 사진, 초기 선교사들의 유품 등 1만 5천여 건의 중요자료가 보관되어 있다. 성공회역사자료관이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게 된 것에는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누비며 훼손되고 버려진 자료를 모은 송태원씨의 기여가 컸다.

 삼성서울병원 송근정 교수는 “아버지를 위해 어떤 일이 의미 있을까 생각하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봉사하고 사랑하는 대학에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며, “장학금을 받은 장애학생의 편지를 받고 기부금이 잘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김기석 총장은 “송근정 씨의 기부는 자녀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부모가 소중히 여기는 대상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기부가 가족 간의 사랑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성공회대는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름다운 동행’ 회원 위촉식을 지난 13일 개최하고, 송근정 교수에게 기념패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지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