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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전자정렬 상태와 공존하는 2차원 초전도체 발견
포스텍, 전자정렬 상태와 공존하는 2차원 초전도체 발견
  • 이지원
  • 승인 2021.05.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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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상전이와 초전도성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야 제공

흑연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그래핀처럼 같은 원소로 이뤄진 물질이라도 차원을 달리하면 새로운 성질이 나타난다.

새로운 2차원 물질에서 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전자정렬 현상과 저항 없이 흘러 다니는 초전도 현상이 공존하는 전자 상태가 발견됐다.

[그림 1]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 상태의 공존연구진은 전자정렬 상태를 가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의 두께를 조절하여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성이 공존하는 것을 발견했다. (왼쪽)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이뤄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의 층상구조. (오른쪽) 두께에 따른 상전이 온도 그림,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두께 영역에서 초전도성(노란색)과 전자정렬 상태(빨간색)가 공존해 나타난다.  사진=원광대
[그림 1]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 상태의 공존
연구진은 전자정렬 상태를 가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의 두께를 조절하여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성이 공존하는 것을 발견했다. (왼쪽)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이뤄진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의 층상구조. (오른쪽) 두께에 따른 상전이 온도 그림,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두께 영역에서 초전도성(노란색)과 전자정렬 상태(빨간색)가 공존해 나타난다. 사진=포스텍

포스텍(총장 김무환) 물리학과 김준성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연구위원) 김태환 교수, 신소재공학과 김종환 교수를 비롯한 국내 공동 연구진은 선형의 전자정렬 상태를 가지고 있는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IrTe2)를 수십 나노미터의 두께로 벗겨내어, 전자정렬 상태와 2차원 초전도성이 공존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발견을 통해 전자정렬 상태의 소멸 혹은 그로 인한 양자요동이 없어도 초전도 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극저온에서 전자의 농도나 외부 압력이 바뀌면서, 원래 나타나던 전자의 정렬 상태가 사라지거나 다른 상태로 변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양자 상전이 현상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양자 상전이 현상이 일어날 때 보통의 초전도체와 다른, 비고전적인 초전도 현상이 자주 발견됐다.

이때 비고전적인 초전도 현상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전자정렬 상태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양자요동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아직도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 상태가 어떤 관계인 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전자의 정렬상태와 초전도 상태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전자 정렬상태를 가지고 있는 물질 중에서도 약한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이루어진 층상구조 물질에 주목해왔다.

이러한 물질에서는 두께를 얇게 함으로써 전자정렬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구조나 정렬의 결함을 일으키지 않고 물질의 고유상태를 유지하며 전자 간의 상호작용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2] (왼쪽) 두께에 따른 상그림에서 전자정렬 상태(빨간/파란색 영역)와 초전도 상태(노란색 영역)가 공존하는 결과 (오른쪽) 2차원 초전도 특성에 가까워지면서 임계자기장의 각도의존성이 점차 뾰족해지는 결과. 사진=포스텍
[그림2] (왼쪽) 두께에 따른 상그림에서 전자정렬 상태(빨간/파란색 영역)와 초전도 상태(노란색 영역)가 공존하는 결과 (오른쪽) 2차원 초전도 특성에 가까워지면서 임계자기장의 각도의존성이 점차 뾰족해지는 결과. 사진=포스텍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는 층과 층 사이가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연결된 반데르발스 물질로, 저온에서 전자 정렬 상태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층 사이가 약한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이뤄진 점을 이용하여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박막으로 만들면서 전자정렬 상태와 초전도 현상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 박막에서는 전자정렬 상태가 여전히 유지되면서 동시에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 확인했다. 

[그림3] (왼쪽) 20 나노미터 두께의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 결정의 주사형 터널현미경 사진 (아래 막대는 300 나노미터에 해당) (오른쪽) 동일한 결정에 대해 주사형 터널현미경으로 확대하여 관측한 표면 사진. 전자정렬 패턴이 밝기 차이로 관측되고 있음 (아래 막대는 2 나노미터에 해당). 사진=포스텍
[그림3] (왼쪽) 20 나노미터 두께의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 결정의 주사형 터널현미경 사진 (아래 막대는 300 나노미터에 해당) (오른쪽) 동일한 결정에 대해 주사형 터널현미경으로 확대하여 관측한 표면 사진. 전자정렬 패턴이 밝기 차이로 관측되고 있음 (아래 막대는 2 나노미터에 해당). 사진=포스텍
[그림4] (왼쪽) 43 나노미터 두께의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 결정의 라만분광 이미지 사진 (해당 결정의 광학현미경 사진은 위쪽위) (오른쪽) 여러 위치에 대해 얻은 라만분광 스펙트럼. 4개로 갈라진 봉우리 모양의 곡선은 전자정렬 상태에서 예상되는 결과임. 사진=포스텍
[그림4] (왼쪽) 43 나노미터 두께의 이리듐-다이텔루라이드 결정의 라만분광 이미지 사진 (해당 결정의 광학현미경 사진은 위쪽위) (오른쪽) 여러 위치에 대해 얻은 라만분광 스펙트럼. 4개로 갈라진 봉우리 모양의 곡선은 전자정렬 상태에서 예상되는 결과임. 사진=포스텍

이러한 결과는 전자정렬이 약할 때 나타나는 양자요동으로 초전도 상태가 유도된다는 기존의 보고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전자정렬의 소멸과 그로 인한 양자요동이 없어도 초전도 현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첫 사례이다. 

김태환 교수는 “전자 정렬상태와 초전도 상태가 서로 상호 협력하며 공존하는 현상을 직접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준성 교수는 “앞으로 두께 조절을 통해 양자 상전이, 그리고 전자정렬과 초전도 상태의 관계를 밝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인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소개된 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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