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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에서 창조자로 진화 중인 팬덤문화
수용자에서 창조자로 진화 중인 팬덤문화
  • 김재호
  • 승인 2021.05.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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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본과 청소년 팬덤문화』 나재은 지음 | 지식의날개 | 140쪽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스타 혹은 영웅이 있다. 그 사람은 연예인일 수도 있고, 정치인이나 사회 활동가일 수도 있다. 기자는 김광석과 신해철, 안치환을 좋아한다. 이 책은 팬덤문화를 사회자본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최근 사회자본은 팬들이 특정 연예인의 생일이나 데뷔 일을 기념하는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광고 등으로 진화했다. 즉, 디지털 세계의 결집력과 파급력이 하위문화인 팬덤을 상부로 끌어올리고 있다.   

나재은 저자는 부르디외(1930∼2002), 콜먼(1926~1995), 퍼트넘(1941~) 등의 사회자본 연구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제시했다. 즉, “사회자본이 사회를 구성하는 행위자들의 관계에서 존재하며, 사회자본은 행위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팬들은 더 이상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조자들이다. 요즘 팬들은 스타들의 사진이 담긴 사집첩, 스티커, 핸드폰 케이스, 인형, DVD 등 ‘굿즈(Goods)’을 만들어 판매한다. 예전엔 오빠 혹은 삼촌부대나 팬클럽 회원으로 나의 팬과 너의 팬을 가르던 문화였다. 그런데 이젠 SNS를 활용한 라이브방송이나 실시간 채팅, 후원, 기부, 멤버십 등으로 적극적 소통이 이뤄진다. 

팬덤문화는 일상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저자 나재은 씨는 “팬들은 팬덤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팬들과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 전반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하고, 타인들과 빈번하게 접촉하면서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다”라고 적었다. 물론 팬덤문화가 긍정적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나치게 비싼 굿즈나 학업을 소홀이 하는 경우 등은 유의해야 한다. 

나의 스타 혹은 영웅은 영원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들이 활발히 활동할 때 그 팬덤문화 속에 푹 빠져보는 것이 아닐까.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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