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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사립학교법 개악저지를 위한 전국교육자 대회
현장 : 사립학교법 개악저지를 위한 전국교육자 대회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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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 내에서 제재 vs. 개정 없이 비리 못막아

“열우당은 전교조의 하수인인가.”

“주인 없는 사학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

“사유재산 국유화하는 나라가 자유민주주의라고?” 

 

지난 7일 서울역 광장에는 색색의 플래카드와 애드벌룬이 태극기와 ‘열우당 근조’가 적힌 큰 깃발과 어우러져 휘날렸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한국대학법인협의회 등 사학재단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사립학교법․교육법 개악저지공동연합이 개최한 이날 교육자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9천여명(경찰추산)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학탈취 음모분쇄’, ‘사학법 교육법 개악저지’라고 적힌 파란색 띠를 가슴에 두르고 ‘해체하라, 전교조’, ‘박살내자, 열우당’ 등이 적힌 손 피켓을 들고 두 시간여 동안 집회를 벌였다.

 

이날, 대회에 참여한 연사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교육 쿠데타’, ‘좌파 정책’, ‘공산당 정치’, ‘학교 사회주의 정책’ 등으로 규정하며 열린우리당과 전교조를 강력히 성토했다.

 

대회 시작과 함께 ‘한국사학의 대부’라고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오른 조용기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은 “열린우리당은 사립학교법 등 교육관련 3개 법률 개정안을 내놓고 교수(사)회, 직원회, 학부모회, 학생회마저도 법정기구화해서 학교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운영과 법인운영의 최고결정권을 주려고 한다”라며 “이렇게 되면 사립학교로서의 건학이념도, 교육목표도 없어지고 심지어 종교계 학교에서마저도 성경도 못 가르치고 예배도 못 드리게 된다. 학교는 정치판, 난장판이 될 것이고 학생들은 꼼짝없는 홍위병 노릇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선이사들은 학교비에서 월급도 줄 수 있게 하는데, 재단은 권한은 없고 재정부담 의무만 지는 영구채무가 된다”라며 “재산 내놓고, 청춘을 다 바쳐 학교 설립해 놓고, 저들에게 꼼수만 당하면서 재단 이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열변을 토했다.

 

조 회장은 국립대를 겨냥해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법을 가지고 국립대 총장들은 대학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는지 서울대 총장은 소신을 분명히 밝혀달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조 회장을 비롯한 사학관련 단체장들은 “학교를 세우는데 벽돌 한 장 나른 바 없고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 한 푼 보태준 적 없는 주제에 왜 사학을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이냐”라고 사립학교법 개정 자체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윤종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몇몇 사학들이 비리와 부정에 연루된 사례가 있었고, 공공성을 해치는 부당한 운영 방식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일부의 비리나 부정을 빌미로 건전한 사학까지 매도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김하주 한국사립중고등법인협의회장은 “사립학교법 개악안은 북한의 김정일이나 생각해낼 수 있는 희대의 악법”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은 “평생을 데모하고 살아왔지만, 서울역 광장에 나라의 교육을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운을 떼며 “공산주의가 왜 망했나. 자유언론과 사립학교를 다 없애고 관제언론과 공교육으로 사회를 하향평준화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회 말미에 △신뢰이익 및 약속법익을 배신적으로 위반한 국가에 대해 정신적 피해와 재산적 피해의 보상을 요구한다 △법률안이 만일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및 헌법소원 심판청구 등 법률불복종저항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한다 △끝내 우리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때는 자진해 학교를 폐쇄하기로 한 2004년 10월 19일자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정을 재확인하며 이에 따른 일체의 후속조치 이행을 한국사학법인연합회에 위임할 것을 엄숙히 결의한다 등의 내용을 골자로 결의문을 채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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