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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희 계명대 교수] “인성교육, 자존감 회복하고 자신만의 길 떠나라”
[안영희 계명대 교수] “인성교육, 자존감 회복하고 자신만의 길 떠나라”
  • 김재호
  • 승인 2021.05.1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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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_『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계명대학교출판부, 2021.02) 쓴 안영희 계명대 교수

작품성·대중성 갖춘 소설과 영화로 인성 디자인
집단지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지속가능하게

소설과 영화의 힘은 뭘까. 아마도 독자와 관객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공동체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소설과 영화로 대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하면 안성맞춤이다. 안영희 계명대 교수(비교문학)는 “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으로 인해 자존감을 상실하고 열등감을 품게 된 학생들을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게 한다”(20쪽)는 목표로 이 책을 썼다. 

지난 10일, 안 교수를 서면 인터뷰했다. 안 교수는 2018년부터 ‘문학과 영화를 통한 인성함양’이라는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독서와 영화감상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과 자신이 관계하는 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아래는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일본 도쿄대 비교문학비교문화코스에서 ‘한일근대소설의 문체성립’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의 사소설』 등을 집필했다. 도쿄대에서 김소운상, 한국비교문학회에서 비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계명대 타불라 라사 칼리지(Tabula Rasa College) 교수다. 

△책에서 다룬 15편의 소설과 영화를 선택한 기준이 매우 공감이 된다. “소설과 영화의 경우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적었는데, ‘작품성’은 어떤 기준이 중요했나.

『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에서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시한 8대 인성 덕목 중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을 주요한 인성 덕목으로 설정하고, 최근의 주요 이슈인 상처치유, 팬데믹시대의 바이러스, 성평등과 페미니즘, 제4차산업혁명, 사회공동체의 시민의식과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삶을 모색하는 작품으로 골랐습니다. 또한 팬데믹시대에 상처받고 지치고 힘들어하는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이 힐링하고 삶의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작품보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면 인성을 디자인하는데 좋을 것 같아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기생충>과 소설 『82년생 김지영』 같은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작품도 넣게 되었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과 영화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생충>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지금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되는 빈부격차라는 보편성과 반지하라는 주거공간과 학벌 중심주의가 양산한 특수한 노동형태의 과외 등 한국적인 요소로 포진된 한국의 ‘특수성’이 절묘하게 아우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서편제>,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고전교육의 목표는 후마니타스, 즉 이상적 인간을 기르는 것입니다. 좋은 소설과 영화도 고전과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성의 핵심 요소에 도덕적 감수성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인성교육의 목표와 그 궤를 같이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인성교육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작품을 읽고 감동할 수 있고, 작품이 사회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자신을 성찰하고 인성을 디자인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이청준 문학에 대한 설명에서 장인성을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장인성이란 자기 작업 범위 안에서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전문가적 태도를 말한다.”(25쪽) 최근 청년세대들은 자괴감이나 박탈감, 우울감에 빠져 있다. 장인성에서 ‘자기만족’이란 그 끝에 절망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가.  

『서편제』에서 아버지는 한이 서려야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하여 딸의 눈을 멀게 합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억지스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와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는 딸을 통해 우리는 장인정신과 용서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당시 6.25 전쟁 후 양악이 들어오고 판소리가 인기를 잃어 먹고 살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버지는 결코 판소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서편제』에서 아버지와 딸은 경제적인 요소를 포기하고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혹독한 연습을 합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결코 판소리를 포기하지 않는 장인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된 훈련을 한 결과 딸은 판소리의 장인이 되고 아버지를 용서합니다. 지금 청년세대들에게 『서편제』의 장인성이 다소 비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이 더 힘들어지고, 집값은 올라 평생 일해도 집 하나를 장만하기 힘드니까요.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우울감에 빠진 것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저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겠죠. 저는 청년들에게 일단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고 합니다.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라고 했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습니다. 물론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시대적인 상황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겠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고 즐기다 보면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장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제1부 제1장 『서편제』-용서와 치유’는 마음을 울린다. 한이라는 것, 용서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달라이 라마는 『용서』는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이라고 했다. 그는 용서해야만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했다.”(28∼29쪽)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용서라는 게 『서편제』에서 그려지듯, “맺힘→쌓임→삭임→풀림→승화”처럼 오랜 세월 동안 삭이는 것으로 정말 될 수 있나.

 『서편제』에서 딸은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를 판소리로 승화함으로써 용서하게 됩니다. 남도소리(판소리)는 한풀이 가락(한의 가락)이라고 합니다. 소설에서 판소리를 “우리의 마음속에 그 몹쓸 한을 쌓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한으로 굳어진 아픈 매듭들을 소리로 달래고 풀어내는 것이란 말이외다.”라고 합니다. 딸은 맺히고 쌓인 한을 판소리를 통해 삭이고 풀고 승화합니다. 결국 판소리(한풀이 가락)로 "맺힘→쌓임→삭임→풀림→승화"의 과정을 통해 딸은 아버지를 용서하게 된 것입니다. 판소리 자체에 한을 삭이고 푸는 치유의 기능이 있습니다. 딸은 판소리의 장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 것이죠. 만약 딸이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을 폭력으로 갚았다면 살인이 일어났을 것이고, 판소리로 자신의 한을 풀지 못해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했다면 결국 자신이 망가지게 되었겠죠. 하지만 딸은 자신의 한을 소리로 승화하고 아버지를 용서하는 길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남을 용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편제』의 아버지와 딸처럼 장인이 되기 위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일이 별일이 아닌 것이 되고 용서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생길 수 있지도 않을까요?

△영화 <컨테이젼>(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2011)에 대해 ‘집단의 힘’을 강조하며 “이 영화는 단순히 오락의 기능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다루거나 사회의 현상들을 재조명함으로써 사회적 의미를 생산하고 영화와 사회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132쪽)라고 적었다.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가짜뉴스(남양유업 사태) 등 ‘집단(혹은 기업)’의 인성 역시 문제점이 될 경우도 있다. 집단의 인성은 어떻게 키워야 하나.

저는 학생들이 문학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동시에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과 같은 공동체 정신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컨테이젼>에서는 집단지성으로 전염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백신을 개발해서 성공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집단지성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2019년 직장인이 가장 많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스스로 살길을 찾는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었습니다.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이 단어는 개인이나 사회, 국가에 절망하고 실망했을 때 사용합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집단의 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각자도생’이 아니고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집단면역이 생겨야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가짜뉴스를 유포하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면 결코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남양유업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자사의 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결국 최고 경영자가 물러나는 사태에 이르게 됩니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ESG(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경영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ESG경영은 포스트코로나시대 기업의 핵심경영전략이며, 투자를 결정하고 회사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결국 기업도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좋은 기업이 되려고 노력해야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품이 달라도, 인성의 8대 덕목인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의 차원에서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자기성찰’이다. 부단히 질문하고, 내면을 가꿔나가는 것으로서 소설과 영화가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든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개인의 영역(치유와 자존감 회복), 타인의 영역(책임, 존중, 배려), 나와 타인의 관계(소통, 협동) 영역에서 학생들의 인성함양이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먼저 자신을 치유하지 않으면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자기성찰을 통해 내면을 가꾸고, 그다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결국 나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힘듭니다. 이 책에 있는 소설과 영화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합니다. 동서양의 고전은 인성교육의 중요한 보고입니다. 훌륭한 소설과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와 영화감상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과 자신이 관계하는 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책의 소설과 영화로 학생들은 자기성찰을 하게 되고 타인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훈련을 통해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에서 자아의 성숙과 공동체적 삶의 가치와 공존하는 삶의 중요성을 숙고하게 됩니다. 

안영희 교수는 학생들이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과 같은 공동체 정신을 배우길 바란다. 

△문학,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아는 게 훨씬 더 이야기를 풍부하고 재미있게 한다. 「델마와 루이스」(리들리 스콧, 1991)를 다룬 '제3부 제3장'에서 특히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역사를 아는 것 역시 작품해석과 인성교육에서 매우 중요한가.

「델마와 루이스」는 1991년 미국 사회에서 스탤론이나 슈왈츠네거 등의 근육질 몸을 내세우며 남성적 힘의 정치 및 권력이 재생산되며 주목받던 시기에 나왔습니다. 1980년대에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남성을 가부장으로 하는 가족적 가치의 중시였습니다. 이 시기에 가부장적 사회의 반란자로 나오는 등장인물 델마와 루이스는 기존의 가부장제 사회의 가치체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그 시대의 역사를 이해해야 작품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디벨레>를 통해 역사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소설 <파도>를 영화화한 <디벨레>는 1967년 미국 고등학교에서 독재정치를 실험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나치에 저항하지 않았던 독일인들의 심리를 직접 체험하는 실험이었습니다. <디벨레>에서는 2000년대 독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현재에도 전체주의가 가능한가?’라는 교실실험을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대의 고등학생들도 집단이 주는 소속감과 유대감을 통해 자신감을 느끼며, 전체주의의 달콤함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과거 나치 독일과 같은 방식으로 파시즘의 원리를 배우려다 실제 파시스트가 되어가는 학생들을 통해 전체주의가 가진 매력과 위험성, 그리고 파괴력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엔 올바른 역사의식과 비판적이고 정의로운 신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토머스 제퍼슨이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습니다. <디벨레>는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엄청난 비극을 초래할 수 있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줍니다. 

△‘비교문학비교문화’를 전공했다. 이번 책 역시 소설과 영화의 비교가 눈에 띈다. 작품 자체에 대한 분석이나 소설과 영화의 비교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시는 부분은 무엇인가.

작품을 분석할 때는 먼저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습니다. 제가 일본 도쿄대학에서 유학할 때, 지도교수님께서는 항상 텍스트 분석이 먼저이고 이론은 나중에 필요할 때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독창적인 작품 분석이 안 되면, 텍스트를 몇 번이고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텍스트를 반복해서 읽다 보면 독창적인 작품 분석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론을 가지고 텍스트를 분석하는 미국과 한국의 연구 방법과 사뭇 다른 텍스트 분석 방법입니다. 이론으로 텍스트를 분석해버리면 대부분의 분석은 비슷해져서 차별성이 없어집니다. 텍스트 자체를 분석해야 독창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나옵니다. 저는 작품 자체에 대한 텍스트 분석을 기반으로 해서 작품과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연관시킵니다. 그러면 소설과 영화가 단순하게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설과 영화의 비교에서는 작품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다르게 표현되는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렇게 비교하는 것은 책을 읽지 않는 젊은이에게 영화를 통해 흥미를 느끼고 책을 접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각 장마다 끝에 ‘독서토론·시사토론·인성 토론’이 있는 게 책의 구성 측면에서 독특해보인다. 인성교육을 위한 토론거리로 아주 적합하다. 비대면으로 인해 수업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토론을 하시면서 에피소드는 없었나.

제가 이번에 책을 만들 때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토론입니다. 교수자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토론 논제를 뽑는 것이 매우 어려워서, 책에서 제시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일반인들도 학생들도 독서토론을 통해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시사토론을 통해서 작품과 사회문제와 연관시켜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성토론을 통해서 인성을 디자인하게 됩니다. 제가 하는 수업은 일반교양인데 학생들이 100명 정도가 됩니다. 10개의 조로 나누어서 토론을 진행합니다. 대면수업에서 비대면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발표와 토론이었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몸으로 표현하기’라는 발표가 있습니다. 10개 조에 하나의 작품을 정하게 하고 작품을 연극, 뮤지컬, 역할극,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10분 정도 재창작하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분석력과 창의력이 길러지게 됩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다시 한번 작품 내용을 생각해보고 사회문제와 인성과 연관시켜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비대면수업으로 바뀌면서 온라인상에서 조별토론과 개별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조별토론은 조별로 하고 개별토론은 LMS에서 개별적으로 토론하고 공유했습니다. 사실 학생들은 교양수업에서 과제가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발표와 토론을 하려면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하고 작품을 분석해야 하니까 강의식 수업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인성교육에서 학생들의 소통과 협동이 중요하므로 발표와 토론의 수업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라면 『82년생 김지영』을 토론할 때 남학생과 여학생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싸움으로 이어질 뻔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가진 한 남학생이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토론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양교육의 차원에서도 『문학과 영화로 인성을 디자인하다』가 많이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향후 모색하시는 연구 분야나 집필 계획 등은 무엇인가.

현재, 대학에 영화 관련 수업은 많지만 적당한 교재가 없는 실정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교재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또한 영화와 소설에 흥미를 느끼는 일반인들도 이 책을 통해 현실을 잠시 잊고 환상세계로 빠지고 힐링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이 삶의 방향을 정하고 인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향후 계획은 먼저, 저는 일본 도쿄대학에서 ‘한일근대소설의 문체성립’에 관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고, 학위논문을 보완․수정해서 『한일근대소설의 문체성립』이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은 한국 근대소설문체의 기원을 밝히는 책으로 한국문체연구에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문체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아서 제가 쓴 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소설문체가 성립되는 과정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교양서로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지금 하는 연구 과제는 ‘일본 제국주의의 통치전략과 매독 담론’입니다. 일본 제국이 소설과 신문의 매독 담론으로 한국과 일본을 어떻게 차별적으로 통치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책으로 집필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사소설 연구, 인성교육 등 제가 하는 연구를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로 집필할 계획입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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