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9-22 12:45 (수)
“국립대, 사립화로 하향평준화 우려”
“국립대, 사립화로 하향평준화 우려”
  • 정용하 부산대 교수
  • 승인 2004.10.20 0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기획]국교협 구조개혁을 말한다 ③국립대 법인화
 정용하 / 국교협 정책위원장,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지난 8월31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국립대학 구조개혁방안은 기존의 대학시스템을 변혁시키는 조치이다. 대학회계제도와 새로운 의사결정기구 도입, 외부인사의 대학운영 참여, 총․학장 선출방식의 개선, 그리고 대학행정 및 재정운영의 자율성 확대 등이다.

 이러한 조치에 거는 기대만큼 우려 또한 크다. 교육부는 법인화라는 말을 극도로 아끼지만 그 조치들은 법인화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점은 일본의 ‘대학(국립대학)의 구조개혁방침’(2001.6)과 너무 흡사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내각에서 방침을 발표한 후, ‘국립대학법인법’을 만들어(2003.7.9) 올해 4월에 89개의 국립대학법인을 탄생시켰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2003년 11월 한나라당에서 발의한 ‘국립대학운영에관한특별법(의안번호 162010)’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립대학 법인화’를 위한 입법연구시도는 이러한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면 법인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학구조개혁’이 갖는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대학개혁을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에 두지만 국가발전전략과의 연관성이 부족하다. 국가발전에서 어떤 경쟁력인가, 어떤 효율성인가의 구체성이 없다.

 일본은 대학구조개혁을 ‘행정의 감량화, 효율화’ 그리고 ‘과학기술창조입국의 노선’이라는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가발전전략과 연관시켜 추진하였다.

 우리는 어떠한가? 과연 국가발전전략인 ‘균형발전과 분권형 국가발전 전략’과의 연관을 찾아볼 수 있는가? 오직 경쟁력과 효율성이라는 추상성만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재정적인 지원에 대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통․연합을 위한 재정지원을 내년 예산에 1천억 원을 반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법인화와 관련된 예산배정은 없다. 그 1천억 원도 중국과 일본의 경우, 하나의 대학에 해당하는 지원액에 불과하다.

  이렇다면 한국은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어 국립대학의 사립화로 대학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뿐이다. 우리는 중국의 211공정과 985공정(국가중점대학에 1천억 원 이상씩 지원), 일본의 TOP30 대학육성 프로그램으로 2백10억 엔을 투자하는 사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최고의사결정기구의 신설과 운영체제의 개편에 문제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이사회제도의 도입과 대학의 교수회, 학생회, 직원회들의 법제화이다. 이사회제도의 도입은 기업경영방식의 적용을 의미한다.

 국립대학에 그 방식이 유효하다면 이미 사립대학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어야 한다. 실제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학생회, 직원회 등을 교수회와 함께 법제화하려는 개혁조치는 고무적이나 새로운 갈등요인이 될 것이다.  

 넷째, 총장선출방식의 변화와 총장권한 강화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현행 총장직선제폐단은 대학민주화의 비용이다. 민주화의 비용은 선거문화의 발전으로 점진적으로 해소되어야 한다.

 총장의 대표성은 대학통합력의 근본이고 대학발전의 추진력이다. 또한 총장에게 각종 내적인 권한(조직, 정원, 인사,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제는 총장이 교육부로부터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총장이 법인화로 형식상 자율성을 갖게 될 수 있으나 교육부 주관의 평가방식은 새로운 통제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제반 문제들을 감안하면 대학구조개혁이 불가피하지만 그것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 법인화로 전환하는 목적이 될 수 없다. 법인화는 선택대안일 뿐이다.

 한국대학의 경쟁력, 우선 대학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는 지방대학의 소외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권역별 교육․연구중심대학을 선정, 특화시키면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구조개혁의 방향성은 일관성을 갖되 방법은 탄력적이어야 한다. 교육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학이 개혁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 즉 ‘현행체제유지를 통한 내부개혁’을 포함해 ‘책임운영기관화’ 그리고 ‘법인화’ 등 유형별 정책추진이 대학개혁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게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독자 2004-11-12 12:50:39
국립대의 사립화가 (대학 질의) 하향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인데, 논리로는 빈약한 것으로 판단됨.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학의 질에 대한 정의와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때 국립대가 사립대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근거없이 국립대의 사립화가 질을 하향시킬 것이라는 논리는 어디에서 나온 것이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또한 사립화를 반대하기 위해서는 대학운영의 상당부분이 국민에게서 거출한 세금인 국립대가 우리 국가 및 사회에 기여하는 정도가 사립대보다 우수하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근거없는 주장이라면,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발상이요 협잡이라는 시각으로 연결된 소지는 없는 건가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