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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의 형이상학 필독 고전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문예 인문클래식으로 출간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의 형이상학 필독 고전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문예 인문클래식으로 출간
  • 김재호
  • 승인 2021.05.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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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된 세계관이 부재한 혼돈의 시대, 여전히 빛을 발하는 데카르트의 질문과 이 시대의 성찰
르네 데카르트 지음 | 이현복 옮김 | 문예출판사 | 512쪽

1966년 창립 후 반세기가 넘도록 꾸준히 양서를 소개해온 문예출판사가 새롭게 ‘문예인문클래식’ 시리즈를 펴낸다. 철학·사상,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고전들 가운데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는 고전들을 엄선했다. 첫 책으로 르네 데카르트의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개정증보판과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교수의 ‘덕의 상실’ 개정판을 2021년 4월 9일에 동시 출간한다.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은 1997년 한양대 이현복 교수가 국내 최초로 라틴어 원전을 완역하여 출간했던 ‘성찰’의 개정증보판으로 원제목을 그대로 살렸다. 이 책에는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적 사유가 온전히 담긴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데카르트적 의심이 더욱 분명히 개진된 ‘자연의 빛에 의한 진리 탐구’, 이 저서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주석’이 함께 묶여 있는데, 개정증보판에는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에 대한 반박문에 데카르트가 답변한 ‘기하학적 배열에 따라 신의 현존 및 영혼과 육체의 구별을 입증하는 근거들’이 추가되었다.

한국 데카르트 연구의 권위자이자 이 책의 역자 이현복 교수는 의역으로 가독성을 높인 초판의 번역을 전면 수정하여, 원전에 더 충실한 번역이 되도록 했다. 150쪽에 달하는 주해에서는 원문의 뜻을 상세히 밝히며, 이현복 교수의 논문 세 편을 해설로 실어 데카르트의 텍스트를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본문의 다양한 삽화는 데카르트 활동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서양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회의주의와 상대주의로 암울한 시대정신과 마주하여 절대적 진리를 모색한다. 그는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은 모두 거짓으로 간주하는 ‘방법적 회의’에서 출발해 마침내 “나는 사유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것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진리로 확신하고, 이를 철학의 제일원리로 정립한다. 이로부터 신은 현존한다는 것, 정신은 신체와 실재적으로 구별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자연학의 새로운 토대들을 마련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과거와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건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다.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적 사유가 담긴 이 책은 데카르트가 살아온 시대의 특징과 한계를 잘 드러내면서 근대철학의 탄생과 전환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나’와 ‘세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독자들은 ‘끊임없는 의심’이라는 지도를 따라 형이상학의 세계를 탐험하는 데카르트의 여정에 동행하며 현시대에 요구되는 깊은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갖고 단순한 철학 독서 이상의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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