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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대사전
무학대사전
  • 교수신문
  • 승인 2021.05.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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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지음 | 두두 | 116쪽

100년 전 딱지본 소설에서 대중의 ‘욕망’을 발견하다!
정전 너머의 소설에서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세계
[딱지 시리즈] 1편, 무한증식하는 이야기 『무학대사전』

100년 전 서로 다른 문체가 각축을 벌이고 신사상과 전통적인 사고가 충돌하던 문학장. 그러니까 아직 근대문학이라는 ‘표준’이 성립되기 이전의 문학장에는 다채로운 문학적 실험들이 행해지고 있었는데, 그 속에 딱지본 소설도 자리한다. 딱지본 소설은 싼 가격에 ‘딱지’처럼 화려한 표지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용에는 신소설류의 새로 만든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고소설이나 떠도는 민간 설화를 모아서 윤색한 것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발행자가 저자인 경우도 많았는데, [딱지 시리즈] 1편 『무학대사전』도 그러하다.

무학대사는 출생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데, 오히려 이 불확실함은 이야기가 생산될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당시 승려가 되던 이들 중에는 신분이 낮거나 기구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많았는데, 무학대사의 이야기에도 이러한 사정과 대중의 상상력이 섞여들었다. 조선 건국에 기여하고 왕의 스승 자리에까지 오른 미천한 출신의 무학대사 이야기에는 이처럼 식민지 시기 대중의 염원과 욕망이 담겨 있다.

무학대사가 겪게 되는 ‘배신’과 ‘믿음’이라는 두 항 또한 종교적 차원을 넘어서 대중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매일매일 겪게 되는 고난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품게 되는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무학대사전』인 것이다. 이렇듯 겉보기에 한 인물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이 소설에는 사실 여러 인물-대중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무학대사를 어떤 인물로 읽느냐는 전적으로 독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 전 대중의 욕망 속에서 과연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궁금한 독자들은 당장 『무학대사전』을 펼쳐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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