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포스트휴먼학회는 한국연구재단 융복합공동연구사업을 진행하는 경남대 인공지능 편향성 최적화 연구단과 함께 이루다가 쏘아올린 문제들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논의의 폭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3일 밝혔다. 5월 14일 ZOOM(https://snu-ac-kr.zoom.us/j/87344484658)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서는 철학, 과학기술학, 컴퓨터공학 등을 전공한 다섯 명의 발표자가 이루다가 남긴 문제들에 관해 발표한다.
지난 4월 28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챗봇 ‘이루다’의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1억330만의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올해 초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루다 사태에 관한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결론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관한 결론일 뿐이다. 챗봇이 차별 및 혐오 발언을 한 문제, 성희롱 대상이 된 문제, 연애 게임처럼 만들어진 문제, 자연어 처리의 기술적 문제, 개발자 커뮤니티의 방조 문제 등 AI의 편향 혹은 AI 윤리와 관련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최은광은 스캐터랩 김종윤 대표 및 핑퐁팀 최예지 PM과 직접 나눈 대담을 기초로 이루다가 탄생한 과정과 출시 이후 제기된 여러 의문들에 대한 해명을 소개하면서 주요한 논의 지점들을 짚어낼 것이다. 두 번째 발표자인 오요한은 2016년 10월부터 2021년 1월 사이 챗봇 개발 과정에 관한 스캐터랩의 설명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비롯한 인공지능 개발자 커뮤니티가 과연 제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 추적할 것이다.
세 번째 발표자인 정성훈은 이루다의 데이터 제공처 역할을 한 ‘연애의 과학’이 품고있는 연애관을 밝히고, 이 데이터의 사용이 일으킨 편향을 분석한다. 또한 이루다가 친밀도 레벨 설정 등을 통해 성공지향적 행위를 유발하는 전략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음을 밝힐 것이다. 네 번째 발표자인 강승식은 자연어 처리 기술과 그에 기초한 챗봇 구현 기술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현재 그것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를 짚어볼 것이다.
다섯 번째 발표자인 정원섭은 이루다 사태를 계기로 인공지능 개발자의 윤리를 포괄적으로 제시한 후 앞선 발표 내용들을 종합하는 토론을 이끌 것이다.
기존의 학술대회들과 달리 이번 대회는 지정 논평자를 두지 않고 모든 온라인 참여자들이 질문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설정하였다. 각 주제의 논의에 특별한 전문가의 견해보다는 집단 지성이 요구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대회 관련 공지는 http://krposthuman.com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주요 장면은 유튜브 한국포스트휴먼학회 채널을 통해 나중에 제공될 예정이다. 그리고 발표되는 글들은 AI의 편향에 관한 다른 학술논문 몇 가지와 함께 2021년 7월 세창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