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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덴 대공세 1944
아르덴 대공세 1944
  • 교수신문
  • 승인 2021.04.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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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터니 비버 지음 | 이광준 옮김 |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552쪽

『스페인 내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디데이』 『제2차 세계대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전쟁사의 거장 앤터니 비버의 신작 『아르덴 대공세 1944: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ARDENNES 1944: Hitler’s last gamble』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4년 겨울, 연일 수세에 몰린 히틀러가 막다른 곳에서 연합군을 상대로 벌인 대역전극을 노린 아르덴 대공세를 다룬다. 아르덴 대공세는 우리에겐 벌지 전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벌지Bulge는 영어로 ‘주머니’라는 뜻이다. 독일군의 진격에 의해 전선의 일부가 돌출된 것을 가리켜 미군이 붙여준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영화 「벌지 대전투Battle of the Bulge」 이후 이 명칭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히틀러가 당시 모든 전쟁 역량을 쏟아 부운 건곤일척의 이 전투는 약 한 달에 걸쳐 혹독한 환경에서 100만 명이 서로 얽혀서 싸워, 단일 전투의 규모로는 ‘서유럽 최대전’이라 일컬어져왔다. 비버는 이 책에서 특유의 생동감 있는 문체로 아르덴 전투의 인간적 경험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리얼리즘을 재현하고,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능수능란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엮어낸다. 국지적 공격과 반격, 기만 등 다루기 어려운 장면들을 일관성 있게 묘사하는 숙련된 군사 역사학자의 역량이 탁월하게 발휘되었다는 평이다. 또 한 번 기적을 일으키려는 히틀러의 결정과 연합군 수뇌부의 오판, 티거 전차를 앞세운 독일군 병사들의 가공할 공세와 바주카포를 들고 분투하는 미군 병사들의 처절한 대결, 미군의 방어선을 뚫고 조금이라도 더 전진하려는 파이퍼 전투단의 분투, 말메디 학살로 촉발된 양측의 잔혹한 보복과 그 사이에 끼인 채 고통을 당해야 했던 주민들, 독일 공군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보덴플라테 작전’ 그리고 연합군의 본격적인 반격과 히틀러의 좌절에 이르기까지 약 한 달에 걸친 아르덴의 전황을 이 책은 마치 한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또한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 호지스 등 미군 수뇌부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으며 ‘사막의 쥐’ 몽고메리가 자신의 야심에만 눈이 먼 나머지 연합군의 결속에 얼마나 해악을 끼쳤는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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